[SC핫포커스]'키움서 첫 주장' 박병호 할 일 더 많아졌다, 2021시즌 '박걱쓸걱' 복귀할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12:32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박병호가 13회초 2사 1,2루에서 박동원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02/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야구계에 '박병호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박걱쓸걱)'이라는 얘기가 있다.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경기 전 많이 활용했던 말이다. 박병호의 타격 사이클이 내리막을 탄 뒤 좀처럼 회복을 못해도 결국 마지막에는 평균 이상을 해주는 선수가 돼 있을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 2012년부터 잠재력을 폭발시켜 타율 3할과 세 자릿수 안타, 홈런 30개 이상, 세 자릿수 타점 등 꾸준함을 보여줬기에 가질 수 있었던 믿음이었다.

하지만 2020년은 달랐다. '박걱쓸걱'이 아닌 '박걱해걱(박병호 걱정은 해야하는 걱정)'이었다.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타율은 2할2푼3리로 추락했고, 7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도 실패했다. 2011년 이후 30개 이하로 쳐본 적 없고, 반발계수 감소로 타자들이 곤혹을 겪었던 2019년에도 홈런왕(33개)에 오를 정도였지만 올해는 21개에 그쳤다. 장타율도 10년 만에 4할대로 떨어졌다. 모든 지표가 커리어 로우에 가까웠다. '에이징 커브'를 겪는 것 아니냐는 의심 속에서도 지난 2일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발휘하기도.

박병호는 2021년을 앞두고 또 다른 책임감을 짊어졌다. 2일 실시한 투표에서 선수단 만장일치로 신임 주장에 선출됐다. 박병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전 보다 세심하게 주변을 살피고 동료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 또 팀을 하나로 뭉쳐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히어로즈에서 첫 주장을 맡은 박병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주장 완장을 차본 적이 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류중일 감독은 "박병호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얼마나 긍정적인가. 2주간 함께 해보니 리더십도 뛰어나고 중간 역할을 아주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병호의 리딩이 중요한 건 내년에 맞을 라인업 변화 때문이다. 우선 첫 번째로 타격감 회복이 중요하다. 원래 변화구에 약점이 있었지만, 올해는 더 심각했다. 9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삼진 114개를 당했다. 2018년과 같은 개수인데 당시에는 113경기를 뛰었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단 분위기 추스리기다. 올해 데뷔한 손 혁 감동이 시즌 도중 사실상 경질되는 사태가 발생해 팀 분위기가 처질대로 처진 상황에서 와일드카드에 턱걸이 했다. 선수들이 받았던 충격에 대한 일정 수준 심리적 회복도 주장의 몫이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해 보이는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다. 중심타자로서 김하성의 몫까지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1루수로서 유격수를 채우게 될 김혜성 또는 새 얼굴과의 내야 수비 호흡도 잘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더 할 일이 많아진 박병호가 '박걱쓸걱'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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