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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순발력과 작전수행능력, 이게 '곰 군단'의 강력한 장점이다.
두산 베어스는 1회말 호세 페르난데스의 투런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4회말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 박세혁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 벤치는 다음 타자 김재호에게 번트 작전을 냈다. 안전하게 한 점을 보태면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LG 트윈스 선발 이민호가 초구를 뿌렸다.
김재호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Fake bunt and slash)'가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이 타격은 순발력과 뛰어난 선구안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김재호가 벤치의 작전 지시를 한 치의 어긋남없이 실행에 옮기면서 두산은 이민호를 더욱 세차게 몰아붙일 수 있었다.
이어 정수빈이 좌익수 짧은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9번 오재원이 이민호의 141㎞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터뜨려 3루주자 박세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은 이어 허경민이 사구를 얻어 만루를 만들었으나, 페르난데스가 병살타로 물러나 그대로 이닝이 마무리 됐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위력적인 구위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작전에 의한 경기 중반 추가 득점은 흐름을 두산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했다. 두산에게 경기 중반까지 3점차 리드는 이기기에 충분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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