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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T 위즈 배제성에게 2020시즌은 야구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데뷔 후 첫 가을야구행의 결실 뿐만이 아니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면서 한 팀의 선발 투수로 당당하게 인정을 받았다. 후반기 기복도 있었지만 기어이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우면서 팀이 정규시즌 2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공을 세웠다.
한 시즌을 돌아볼 때 만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제성은 "구속이 떨어진 것도 신경 쓰였지만, 작년보다 제구가 좋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승부를 못 끌고 가 힘든 시기도 있었다"며 "막바지 두 경기에서 밸런스가 다소 잡혔다. 팀도 나중에 잘 이겨내 2위라는 성과를 얻었다"고 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4이닝 1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부분을 두고는 "정규이닝 달성, 평균자책점 3점대 진입이 걸렸던 승부였고, 밸런스도 좋았다. 순위가 결정되는 날이라 일찍 내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주자를 막지 못해 (실점한게) 아쉬웠다"며 "마운드에 내려오고 나서 너무 화가 났지만, 그래도 팀이 2위가 돼서 마음의 짐은 덜 수 있었다. 감독님이 악수만 해주실 줄 알았는데 포옹을 하셔서 놀랐다"고 웃었다.
키움-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배제성에게 포스트시즌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배제성은 "두 팀 투수 모두 너무 잘 던지더라. 나도 마운드에 서면 거침없이 던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투수들이 하는 세리머니도 멋있더라.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모습인데,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또 "가을야구에서 극적인 상황을 내 힘으로 이겨내는 장면을 정말 많이 상상했는데 이제 실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좋은 결과를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이라고 마음을 다졌다.
배제성은 "정규시즌 2위 팀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게 되더라"며 "우리는 첫 가을야구니 잃을 게 없다. 다들 즐기면서 해보자는 생각 뿐이다. 나도 어떤 보직, 상황이 오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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