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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의 미래' 원태인(20)이 희망을 던졌다.
실점은 2회 장성우에게 허용한 솔로홈런 뿐. 허허실실 피칭으로 KT 강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힘으로 승부하던 평소와 달리 맞혀 잡는 피칭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6회까지 탈삼진이 단 하나도 없었지만 홈런 이후 추가 실점도 없었다.
어설픈 수비로 맞은 위기도 제법 많았지만 차분하게 넘겼다.
5회에도 선두 심우준에게 아쉬운 2루타를 내준 원태인은 조용호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황재균을 병살 처리한 뒤 유한준을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수 99개에도 7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2사 후 조용호를 빗맞은 안타로 내보냈다. 투구수는 이미 시즌 최다인 114구. 이닝을 반드시 마치고 싶었다.
황재균과의 대결. 3볼에 몰렸지만 원태인은 작심한듯 6개의 공 모두 패스트볼로 정면 승부를 펼쳤다. 황재균도 파울을 내며 끈질기게 대응했다. 결국 9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원태인은 글러브 박수를 친 뒤 로진백을 들고 덕아웃으로 향했다. 만감이 교차한듯 잠시 하늘을 응시한 그는 수원을 찾은 라이온즈 일부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이날 피칭을 마감했다. 오랜만에 짜릿했던 느낌을 받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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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허삼영 감독은 21일 수원 KT전에 앞서 전날 SK전에서 데뷔 첫 10승을 달성한 최채흥의 성공 비결을 언급했다.
허 감독은 "채흥이가 구속이 빨라서 이닝의 위기를 넘어가는 게 아니다.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많은 거다. 태인이는 타순이 한바퀴 돌면 잡히는 경우 많다. 두번째 타석부터 피장타율이 많이 올라간다. 레퍼토리가 개발이 쉽지는 않지만, 올 시즌 스피드가 올라온 만큼 보다 더 효율적 피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직구를 더 빨라보이게 할 수도 있고, 변화구를 더 느리게 보이게도 할 수도 있다. 본인이 그림을 잘 그려야 할 거 같다"고 조언했다.
대졸 선배 최채흥은 데뷔 3년 차에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고졸 원태인은 내년이 3년 차다. 2년간의 시행착오를 거름 삼아 만개할 시즌이다. 힘과 스피드보다는 정확성과 강약조절이 필요한 시점. 최채흥 모델이 답이 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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