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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핫플레이어]예상 밖 깜짝 호투 SK 정수민 "다음 등판도 정면승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0-11 08:01


SK 정수민. 광주=권인하 기자

[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예상외의 호투였다. SK 와이번스 정수민이 이적 후 첫 등판에서 희망을 보였다

정수민은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4⅔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 동점이던 5회말 2사 1루서 이태양으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66개.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아 5회를 마쳤다면 6회초 2-1 역전을 했기 때문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기에 더 아쉬웠던 5회였다.

정수민은 SK팬들에겐 낯선 선수였다. 2008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던 해외파로 군복무 후 2016년 신인 2차 1라운드 8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NC에서 지난해까지 4년간 62경기에 등판해 6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91을 기록했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과 후방 뼛조각 제거술을 받았고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이번이 SK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첫 1군 경기였다.

꾸준히 재활을 해왔던 정수민은 최근 실전 피칭을 했다. 8월 22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했다.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2군 보고로는 초반 2게임 정도는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문승원과 같은 날짜에 맞춰서 등판을 하면서 (문)승원이의 대체 투수로 준비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시즌을 치러온 문승원이 규정이닝을 채운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정수민에게 선발 기회가 왔고, 첫 등판에서 호투로 다음을 더 기대하게 했다.

박 대행은 경기전 "우리 팀에 와서 첫 등판이니 부담을 많이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결과에 상관없이 자기 공을 던지는데만 집중하고 편하게 던져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3일 SK전 이후 403일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른 정수민에겐 1회가 중요했고 큰 위기를 잘 넘겼다.

1회말 선두 최원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2번 터커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3번 최형우와 접전 속에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1사 2,3루의 위기에 빠졌다. 4번 김선빈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잡고 1실점했지만 5번 김태진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면서 어려웠던 1회를 마무리 했다. 이후 안정을 찾은 정수민은 3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서 4번 김선빈을 유격수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4회말 김태진-이우성-김민식을 차례로 범타처리해 첫 삼자범퇴로 끝내며 상승세를 탄 정수민은 5회말 2아웃을 잡은 뒤 1번 최원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이태양으로 교체됐다.

박 대행은 정수민의 한계 투구수를 80∼90개로 설정했지만 조금 이른 시기에 교체가 이뤄졌다. 첫 1군 등판인만큼 좋은 컨디션을 보였을 때 교체를 해 정수민이 자신감을 높일 수 있게 했다.


경기후 정수민은 "오랜만의 등판이라 1회 손에 땀이 좀 많이 나서 제구가 흔들렸지만 첫 타자를 출루시킨 이후 오히려 긴장이 풀려 잘 던질 수 있었다"면서 "(이)재원이 형의 리드대로 던졌다. 재원이 형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정수민은 "구위가 생갭다 좋았고, 퓨처스ㅔ서 143㎞까지 나왔는데 오늘은 147㎞까지 기록해 구속이 잘나와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다"라고 했다. 이날 KIA측에서 측정한 정수민의 최고 구속은 145㎞였는데 전광판엔 147㎞까지 찍혔다. 구속이 예전보다 더 나오면서 정수민이 정신적으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수 있었던 것.

예상했던 투구수까지는 아니었지만 첫 1군 등판인 만큼 좋은 피칭을 해을 때 교체가 이뤄졌다. 이날 직구와 포크볼, 커브 위주의 피칭을 했는데 직구 최고는 145㎞를 찍었다.

재활군에서 도움을 준 전병두 조문성 코치와 기술과 멘탈 관리를 해준 김경태 이승호 코치, 1군에서 긴장하지 않게 도와준 최창호 제춘모 코치에 감사 인사를 한 정수민은 "앞으로 1∼2경기 정도 더 나갈 것 같은데 다음 등판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정면승부하겠다"라고 각오를 말했다.

빠른 공을 뿌리는 선발 투수는 분명히 매력적이다. 남은 경기에서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호투가 이어진다면 내년시즌 선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후보가 될 전망이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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