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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정규시즌 12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자진 사퇴. 그것도 3위 자리에서 2위 재탈환을 노리던 키움 히어로즈에서 일어난 일이다. 키움은 단호하게 "경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의구심은 커져만 간다.
그러나 손 감독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진 사퇴'했다. 올 시즌 키움은 꾸준히 2위 자리를 지켰다. 연이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3위로 떨어졌으나, 2위와의 격차는 단 1경기. 플레이오프 직행이 달린 중요한 시점인데, 손 감독은 돌연 사임했다. 7일 NC전(3대4 패) 이후 손 전 감독을 만났다는 김치현 키움 단장은 "당혹스러웠다. 어떤 낌새도 채지 못했다. 만류했지만, 단호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은 시즌 운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례적인 사퇴에 물음표가 달렸다. 자진 사퇴를 했다는데, 키움은 잔여 연봉을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의 표시'라는 게 키움측의 설명. 게다가 키움은 홍원 수석코치가 아닌, 올해 처음 퀄리티컨트롤 코치로 임명된 김창현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파격적이다. 전력 분석원 출신의 김 감독 대행은 1985년생으로 매우 젊고, 코치 현장 경험이 많지 않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으면, 수석코치를 맡을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팀 마다 감독의 정의가 다르다. 우리는 필드 매니저 개념이다. 감독 대행 역할이 더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프런트 야구에 대한 강력한 의지다. 그러나 감독은 단순히 경기 운영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때로는 선수단과 소통하고,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한다. 베테랑 코치도 어려운 자리를 전력 분석원 출신의 젊은 코치가 맡는다. 한편으로는 파격이지만, 윗선이 개입할 여지는 더 커졌다. 그래서 이번 결정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논란만 키우는 꼴이 됐다. 윗선의 간섭이 도가 지나?다는 얘기도 나온다. 동시에 키움은 점차 '감독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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