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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왜 걸어들어왔을까. 마지막 순간 슬라이딩만 했어도 승부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었다.
이날 한화는 1회초 선취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사 후 볼넷과 안타 2개로 만들어진 만루의 위기. NC 박석민이 우익수 앞 적시타를 때렸다.
3루주자 박민우의 득점은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뒤따라 홈으로 들어오던 양의지는 완벽한 아웃타이밍이었다. 우익수 임종찬의 홈송구는 홈플레이 왼쪽에 대기 중이던 최재훈의 미트에 원바운드로 정확히 날아들었다,
5회에는 더욱 당황스런 상황이 연출됐다. NC 유격수 지석훈의 실책이 안겨준 2사 2루의 기회. 다음 타자 최인호가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타구는 제법 빨랐다. 공을 잡은 우익수 김성욱은 손꼽히는 강견의 소유자다.
반면 노태형의 걸음걸이는 너무 여유로웠다. 홈으로 공이 중계되리란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한 듯 했다. 3루를 돈 뒤엔 속도를 줄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노태형에 앞서 김성욱의 송구가 먼저 홈에 도달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노태형이 정석적인 슬라이딩만 했어도 홈플레이트의 특성상 세이프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노태형은 서서 들어왔고, 그대로 아웃됐다.
이는 다음 타자 박정현의 잘못이기도 했다. 박재홍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지적한대로, 2루 주자가 3루를 돈 뒤엔 대기 타자가 주루코치의 역할을 해줘야한다. 흔히 슬라이딩의 필요성 여부를 알려주는데 그치지만, 경우에 따라 송구 방향과 포수의 위치를 보고 태그를 피할 방향까지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주자는 뒤를 돌아보기보단 앞만 보며 달려야하기 때문. 이는 실전 야구 뿐 아니라 야구만화에서도 흔히 묘사되는 기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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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형과 박정현은 올해부터 1군 경험을 쌓기 시작한 신예들이다.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 당황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는 경험 부족보다는 집중력이 느슨해진 상황에 가깝다.
이후 7회 무사 만루에서 1점(밀어내기 이후), 9회 이해창의 적시타 이후 이어진 무사 2루에서 무득점에 그친 한화의 타격과는 관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9월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던 한화는 경기 막판 기어코 4점을 따라붙었다. 경기 중반인 5회였고, 양팀의 스코어가 0-4였음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말로는 부족한, 큰 실수였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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