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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모두가 깜짝 놀란 포효였다.
KT 위즈 배제성은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초 2사 1, 2루에서 이대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괴성을 질렀다. 글러브로 입을 가린 상태였지만, 경기장 전체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였다. 앞서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마치지 못한 자책이 이유로 분석됐다.
이튿날 취재진과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당시 장면을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대호 타석에서 배제성을 교체할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KT는 3회말 4득점 빅이닝을 만든 이후 배제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2사후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까지 한 상황에서 교체 타이밍을 고려할 만했다. 하지만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루는 배제성이 승리 요건 달성 목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게 하는 것도 사령탑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현역 시절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이 배제성의 심정을 모를 리 없었다. 이 감독은 "계속 데이터를 찾아보니 이대호가 배제성에게 상대 타율이 좋지 않더라. 실점을 하더라도 '여기까진 주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론 이겨내주길 바랐다"고 했다.
지난해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배제성은 올 시즌 현재 7승(3패)으로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따금 대량 실점을 하면서 무너지는 모습도 보이는 등 기복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승수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배제성은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잘 해주는 타입"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시즌 초반 불펜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마운드 사정을 지적하며 "안 좋은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이겨내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지난 1년 간 선발 풀타임 시즌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부분"이라고 칭찬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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