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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애매한 비디오 판독 '3분'의 규정이 논란을 낳았다. KIA 타이거즈는 이틀 연속 심판 판정에 몸살을 앓았다.
연이틀 비디오 판독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비디오 판독 규정을 손봤다. 지난해 심판 재량으로 1회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수 있었지만, 이를 폐지했다. 또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비디오 판독 소요 시간을 5분에서 3분으로 축소했다. 애매한 판정에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23일도 8회가 문제였다. KIA 투수 김명찬은 6-5로 앞선 8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대타 김주형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 때 마지막 투구한 공이 폭투가 되면서 옆으로 튀었다. 그 사이 김웅빈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 들었다. 김명찬이 공을 잡아 태그. 최수원 주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키움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시간 3분은 심판들의 인터컴 장비 착용 순간부터 해제시까지다. 그러나 32초가 더 흐르고 나서야 심판은 인터컴 장비를 벗었다. 결과는 세이프 번복. 이에 항의하면서 맷 윌리엄스 감독은 퇴장을 당했다.
애매한 3분의 규정이 낳은 결과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3분이 지나면 원심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판정을 뒤집을 근거를 찾지 못하면, 원심을 유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거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3분의 시간이 지나가도 판정이 번복돼 의아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KBO는 "3분이 지났다고 해서 꼭 원심을 유지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32초의 시간이 지난 것에 대해선 "홈 충돌 방지 규정을 적용하냐에 관해 복합적인 규칙 적용을 해야 해서 시간이 걸렸다. 잠실구장과 동시에 비디오 판독 요청이 들어와 기술적인 문제의 지연도 있었다"고 밝혔다.
모두 KBO리그 규정에 포함된 내용이다. 그러나 '단,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판독이 지연되거나 복합적인 규칙 등을 적용하여 판단해야 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판독 시간 3분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라는 예외 조항은 광범위하다. 판독 센터의 설명에 따라 어떻게든 적용될 수 있는 조항이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스피드업'이라는 명분도 무색해진다.
윌리엄스 감독의 퇴장도 아쉬움이 남는다. 비디오 판독의 결과에 항의하면 감독은 퇴장을 당한다. 윌리엄스 감독의 퇴장은 이에 해당했다. 하지만 전광판에 표시된 3분의 시간이 지났고, 추가로 32초가 흘렀다. 그 이후에서야 번복된 판정. 감독 입장에선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른 감독들이라도 똑같은 행동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KBO의 설명대로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면, 감독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 퇴장 규정만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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