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현장]'고척 오심사태' 파문, 현장을 강타하다...판정번복 장치 필요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KIA 김호령이 몸을 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2020.08.23/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 22일 고척 KIA-키움전에서 나온 오심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등 현장에서 오심 번복 장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류 감독은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어제 고척 경기는 번복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라며 말문을 연 뒤 "결과론이지만 그것 때문에 경기가 뒤집어졌으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 같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 키움전서 3-0으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1사후 장현식이 이정후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계속된 1사 1,2루서 허정협에게 좌월 3점홈런을 얻어맞아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6⅔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 3대4로 무릎을 꿇어 5연패에 빠졌다.

이정후의 우중간 타구는 사실 KIA 중견수 김호령이 펜스를 등지고 점프해서 잡아냈다. 공이 김호령의 글러브 끝에 걸린 채 그대로 아웃처리가 됐지만, 최수원 2루심이 2루타를 선언한 것이다. 타구가 글러브에 맞고 펜스에 닿았다는 판정. 그러나 리플레이 화면상 공은 김호령의 글러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KIA는 이미 두 차례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모한 상황이라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경기 후 KBO 심판위원회는 2루심의 오심을 인정했다.

류 감독은 "올해 그런 판정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은데 번복이 가능하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물론 조금만 애매해도 어필이 나올 것이지만, 전체의 공정성을 위해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을 하든 합의를 하든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래 애매한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 심판진 재량으로 한 차례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게끔 했지만, 편파 논란이 생기고 사사건건 모두 들어줘야 하는 폐단 때문에 1년 만에 없어졌다. 이 규정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키움 손 혁 감독도 이날 KIA전을 앞두고 "어제 오심으로 KIA는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판 재량권이나 비디오 판독 확대는 KBO와 현장 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도 "심판이 보고 애매하다 싶으면 4심 합의든 비디오 판독이든 번복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심판이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오심의 과정과 결과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리그의 생명인 공정한 승부를 보장하기 힘들다고 보는 것이다. 최수원 심판원의 오심이 큰 파장을 일으킨 만큼 이 부분에 대한 KBO의 적극적인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