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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승리를 챙겼으니 기분이 좋아야되는데… 팀이 이겨서 다행이란 생각 뿐이다."
45일만의 승리에도 KT 위즈 배제성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기록은 좋다.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 5개를 허용했지만, 삼진도 5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구속이 마음 같지 않다. 이날 배제성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3㎞.평균 구속은 7월 이후 꾸준히 140㎞를 밑돌고 있다. 배제성은 구종이 다양한 투수는 아니다. 직구와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다. 이날도 92개의 투구 중 직구가 53개, 슬라이더가 29개였다. 150㎞에 육박하던 직구의 구속이 하락하면 어려움을 겪는 게 당연하다.
제구도 좋지 못했다. 투수가 '잘 던졌다'는 평을 받으려면,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⅔정도 되어야한다. 이날 배제성의 스트라이크 수는 52개, 비율로는 56.5%에 불과했다. 이상하리만치 무기력했던 이날의 한화 타선이 아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구속이나 구위는 다음 문제고, 일단 제구가 잘 안 됐다. 오늘은 최대한 제구에 신경쓰려고 했는데…밸런스나 공을 던지는 느낌은 전보다는 좋아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날 배제성은 보기드문 '노히트 교체'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상 이날의 첫 위기였던 6회,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반박자 빠른 교체가 이뤄졌다.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점 이하)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결과만 보면 이강철 KT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두번째 투수 조현우는 승계주자 실점 없이 잘 막아냈고, 이후 주권과 이보근의 계투로 '팀 완봉'을 달성했다. 하지만 "투구수가 많아 7회까지 갈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는데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뒷 투수가 잘 막아줬다"고 말하는 배제성에게선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부상은 전혀 없다. 훈련이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마운드에서도 항상 전력으로 던지려고 노력한다. 왜 전처럼 공을 던지지 못하는지, 구속이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코치님들은 '구속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곧 다시 올라올 거다'라고들 하신다.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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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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