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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복귀 신고 완료' 두산 김명신 "군 제대, 이제 도망칠 곳도 없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7-20 09: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두산 투수 김명신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18/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두산 마무리 김명신이 팀의 6대0 승리를 확정짓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18/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제 더 도망갈 데도 없습니다. 공 하나하나가 더 신중해졌어요."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김명신이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명신은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소화했다. 두산이 6-0으로 앞서있는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찬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최정용에게 다시 한번 내야 안타를 허용해 주자 1,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스스로 잘 막아냈다. 김호령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프레스턴 터커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좌익수 플라이 유도에 성공하며 깔끔하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김명신은 복귀전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동료들과 오랜만에 승리 세리머니까지 함께 했다. 첫 등판에 대한 김태형 감독의 평가는 후했다. 김 감독은 "공 던지는 것을 보니 안정감있고 좋더라"며 칭찬했다.

2017년 두산 2차 2라운드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김명신은 그해 1군에서 39경기에 등판해 3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4.37로 가능성을 남겼다. 갓 데뷔 시즌을 마쳤지만, 병역 의무를 빨리 해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 재활 시간도 필요했고, 결국 수술을 받은 후 2017년 7월 군 입대를 택했다.

김명신은 올해 5월까지 복지관에서 사회 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병역의 의무를 모두 마쳤다. 소집 해제 후에는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 곧바로 2군 선수단에 합류해 기본부터 다시 다듬었다. 6월말부터 퓨처스리그 실전에 등판한 김명신은 6경기를 소화한 후 1군에 콜업됐다.

첫 등판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명신은 "긴장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관중이 없어서 그런지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더 깔끔하게 막았으면 좋았을텐데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직구 컨트롤은 잘됐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괜찮았는데 앞으로 변화구를 좀 더 힘있게 던져야 할 것 같다"며 복기했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많은 것을 느꼈고, 또 운동도 빼먹지 않았다. 김명신은 "기관에서 양해를 해주셔서 출근을 한시간 앞당기고, 퇴근을 한시간 빨리 했다. 해 지기전에 캐치볼을 해야하니까. 또 운 좋게 잠원동에 있는 훈련 센터에서 도와주셔서 거기서 계속 운동을 하고, 몸도 잘 만들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운동선수 생활만 하다가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니 회사원이 된 것 같았다. 어르신들이나 어린 아이들을 도와주면서 느낀 것이 많다. 야구 선수로서는 아까운 시간일지 몰라도, 나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명신은 또 "군대 가기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경기에 나와 공을 던졌는데, 이제는 나이도 어린 나이가 아니다. 더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야구를 하게 된 것 같다. 이제 더 도망갈 데도 없다"며 웃었다. 제대 후 2군에서 실전을 준비하면서 2군 코치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명신은 "2군 코치님들이 투구폼이나 기초 훈련을 집중적으로 도와주셨다. 특히 배영수 코치님이 정말 열정적으로 알려주신다. 초반에 너무 욕심을 내다보니 팔이 좀 안좋기도 했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봐주신 덕분에 2개월을 잘 보내고 1군에 올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군대를 가기 전과 다녀온 후 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기 전까지는 신인이었지만, 돌아온 후에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김명신은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 가기 전에는 제가 거의 막내였는데, 이제 2군에는 제 위에 선배가 1,2명밖에 없을 정도다. 어린 후배들을 보면서 위기의식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함께하지 못해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우승'을 꼽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티비로 봤다. 다들 엄청 좋아하고, 세리머니를 하는데 티비로 보고있으니까 좋지만 씁쓸하기도 했다. 만약 올해 다시 우승을 한다면 내가 그 자리에 꼭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제 막 1군 첫 등판을 마친 만큼 욕심은 없고,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명신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보직에 대한 욕심을 내서는 안될 것 같다. 선발은 2군에서도 투구수를 30개 정도밖에 안던져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보직 욕심이 없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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