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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핫피플]'안타 없이 2득점' 이용규, 한화 연패 탈출 이끈 '캡틴'의 책임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6-15 12:13 | 최종수정 2020-06-15 13:50


전날 서스팬디드 게임이 선언된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KBO리그 경기가 1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이어 열렸다. 7회말 1사 1,2루 한화 정은원의 역전 적시타 때 이용규가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14/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노태형의 타구가 유격수 옆을 빠져나간 순간, 홈을 밟은 사람은 '캡틴' 이용규였다. 길었던 18연패의 끝이었다. '영웅' 노태형이 동료들에 둘러싸여 환호하는 동안, 이용규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용규는 연패 기간 동안 타율 2할9푼6리(54타수 16안타) OPS 0.767를 기록하며 빈공에 시달린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자신이 얻은 볼넷 9개 중 5개는 풀카운트 접전으로 투수를 괴롭힌 끝에 따낸 것.

한화가 하루에 2승을 따낸 14일, 이용규의 성적은 7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특히 연패를 끊은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는 안타가 없었다.

하지만 뒤집기의 기회를 만들어낸 것은 이용규였다. 이 경기에서 이용규는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하나씩 얻어냈고, 이는 한화의 승리를 결정짓는 6점, 7점째 득점으로 차례차례 연결됐다. 베테랑의 책임감과 간절함이 만들어낸 '무안타 2득점'이었다.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것은 7회였다. 마운드 위에는 앞서 6회를 3자 범퇴로 마무리한 두산의 필승조 박치국이 서 있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몸쪽으로 쏠린 박치국의 공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았다.

1사 1, 2루의 기회, 다음 타자 정은원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1루주자까지 홈인하기엔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이용규는 앞선 주자 박한결을 따라잡을 기세로 전력질주했다. 마지막 순간 몸을 던지며 포수를 피해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한 슬라이딩도 좋았다.

두산은 8회 이유찬의 동점 적시타로 다시금 따라붙었다. 서스펜디드 게임에는 연장전이 없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그대로 무승부. 연패 탈출은 새로운 경기를 기약해야한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의 어깨에는 다시 육중한 무게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용규는 김강률의 공을 골라내며 5구만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태균에 대한 고의사구와 두산 마무리 함덕주의 폭투로 만들어진 2사 2, 3루 상황에서 노태형의 타구가 3유간을 어렵게 빠져나갔다. 3루에 있던 이용규가 홈을 밟았다. 22일만의 승리를 결정지은 발걸음이었다.


올시즌 한화 타선에 새 바람을 일으킨 노시환(홈런 4개)과 끝내기의 주인공 노태형은 모두 지난 오프시즌 이용규의 '밀착 마크'를 받은 선수들이다. 이용규과 노태형의 인연은 교육리그 룸메이트로 시작됐고, 이용규는 올 1월 오키나와 개인훈련에도 노태형을 '숙식제공'으로 동반하며 함께 운동했다. 스프링캠프부터는 노시환과 한방을 쓰며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가르쳤다.

이용규는 두산 전 2연승 직후 인터뷰에서 "전 팀 동료들을 항상 믿는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출루해서 팀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팬들께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다"면서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2연승 분위기 살려서 앞으로 좋은 경기 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독수리 군단을 이끄는 주장다운 책임감이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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