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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사이드암 임기영(27)은 올 시즌 완벽 부활했다.
성적은 아쉽다. 11일 기준 2승3패. 2승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만 거뒀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이 3.34로 리그 10위다. 지난달 9일 대구 삼성전과 지난달 15일 광주 두산전에서 각각 4실점과 5실점 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선 3점 이하로 막아냈다. 1실점한 경기가 두 차례나 된다.
임기영이 부활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바로 '볼삼비'다. 좋은 투수로 평가받는 요소 중 하나인 삼진/볼넷 비율, 쉽게 줄여서 '볼삼비' 부문(선발)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6경기에서 볼삼비 7.00(4볼넷 28삼진)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리그 17위에 불과하지만, 6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투수 중에선 볼넷이 가장 적다. 볼넷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은 경기가 두 차례나 된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투구를 했다는 의미다.
임기영은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투수 중 최다삼진을 기록 중인 구창모(NC 다이노스·볼삼비 4.88)와 팀 내 최다삼진(40개)을 잡고 있는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5.71)보다 구속이 느리고 이닝수도 적지만, 사이드암의 장점을 적극 살리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던 2017시즌처럼 왼손 타자일 경우 직구처럼 오다 홈플레이트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과 오른손 타자일 경우 몸쪽으로 가라앉는 싱커(싱킹 패스트볼)가 제대로 구사되고 있다. 타자들이 방망이를 휘두를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볼삼비'는 6만 넘어도 '대박' 수준으로 평가된다. KBO리그 역대 최고 볼삼비는 1991년 해태 선동열의 8.40이다. 당시 35경기에 선발등판, 25볼넷 210삼진을 기록했다. 임기영이 선 전 감독의 기록을 넘보기 위해선 삼진을 더 많이 잡아야 한다. 다만 임기영은 구위로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닌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다. 그래도 기록은 기록이다. 올 시즌 그랬듯 도망가지 않으면서 매 경기 공격적인 투구로 볼넷을 줄이고, 경기당 평균 4.67개의 탈삼진 능력을 조금만 끌어올리며 레전드 선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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