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분석]'살라디노와 3년전 러프', 삼성은 그를 계속 지켜볼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5-25 20:18 | 최종수정 2020-05-26 06:15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는 보장 연봉이 80만달러에 달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는 팀이 기대하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살라디노는 지난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치며 입단 후 두 번째 멀티히트 게임을 펼쳤다. 4회와 5회 두산 선발 이영하의 커터를 제법 배트 중심에 맞혀 좌측으로 날렸으니, '혹시 타격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 주 LG 트윈스와의 3연전 중 인터뷰에서 "본인도 조급할 것이다. 미국에서 빠른 공, 강한 공을 보다가 한국 투수 공이 적응이 아직 안된 듯하다"면서 "노력은 많이 한다. 야구를 못하는 선수가 아니니까 한국 야구 이해도를 높이면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적응기를 거치면 나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25일 현재 살라디노는 팀이 치른 18경기 가운데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6푼3리(43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을 기록중이다. 외국인 타자 10명 가운데 살라디노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2군서 '교육'중인 키움 히어로즈 테일러 모터(0.111) 한 명 뿐이다.

삼성은 살라디노와 총액 90만달러에 계약했다. 인센티브를 뺀 보장 금액은 80만달러. 신규 외인 타자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삼성은 살리디노와의 계약을 발표할 때 "팀을 떠나게 된 러프와 비교할 때 파워에서 부족한 점은 있지만, 1루수로 고정됐던 러프와 달리 5툴 능력을 갖췄다는 게 강점이다. 내야에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외야도 맡을 수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굳이 러프와 비교하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라면 아무리 수비가 뛰어나도 일정 기준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 삼성 타선을 보면 살라디노에게는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살라디노는 약점이 많은 타자로 인식되고 있다. 볼넷은 3개 밖에 안되고 삼진은 16번 당했다. 규정타석 미달임에도 팀내에서 삼진이 가장 많다. 그러나 허 감독은 살라디노의 2군행은 고려하고 있지 않는 듯하다.

3년 전인 2017년 삼성 새 외인타자 다린 러프도 출발은 살라디노 못지 않게 비참했다. 시즌 초 팀이 치른 1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 9득점에 그쳤다. 볼넷은 9개를 얻었고, 삼진은 21개를 기록했다. 클러치 능력은 둘째고 컨택트 자체가 되질 않았다. 이제 막 입단한 외인 타자에게 슬럼프란 표현도 과해 보였다. 다른 팀 코치들 사이에서 "저런 선수를 데려왔냐"는 비아냥까지 흘러 나왔다.

러프는 결국 시즌 개막 후 3주를 버티지 못하고 2군행을 통보받았다. 좋게 말하면 기분 전환이지만, 정신 차리고 오라는 조치였다. 2군 기록 자체는 1군 복귀 조건이 아니었다. 러프는 2군 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7리를 치며 조금씩 타격감을 잡았다. 그리고 열흘이 흐른 5월 2일 1군에 복귀해 홈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단번에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러프는 승승장구했다. 복귀 후 25경기에서 타율 3할3푼, 7홈런, 23타점을 때리며 한 달 만에 4번타자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2군서 기술적 변화를 줬다거나 대단한 레슨을 받은 게 아니다. 일종의 충격 요법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한국 투수를 대하는 자세, 선구안, 집중력 등 마음을 무장하는데 신경썼다고 봐야 한다. 물론 이것도 기본 자질을 갖춰놓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시즌 개막 후 3주가 지났다. 삼성은 이번 주에도 살라디노를 계속해서 지켜볼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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