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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믿기 힘든 9회초 9실점' 두산 불펜의 현주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5-21 22:22


2020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형범이 NC 9회초 1사 만루에서 권희동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5.21/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막아야 하는 상황을 지키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불펜의 냉정한 현주소다.

두산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6대12로 졌다. 사실상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두산은 경기 초반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4회말 허경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5회말 집중타와 상대 실책으로 행운까지 따르면서 4-1 리드를 쥐었다.

두산 타자들은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더 달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발 유희관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난 이후 불펜이 가동됐다. 그사이 NC가 차곡차곡 따라왔다. 7회초 유희관을 상대로 김태진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8회초에는 윤명준이 1점을 더 내주면서 1점 차로 쫓기는 입장이 됐다.

두산은 어떻게든 1점의 리드를 지킬 필요가 있었다.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이날 승리가 중요했다. 8회초 위기까지는 무사히 넘겼다. 8회 실점 이후 박치국을 투입했지만 애런 알테어에게 볼넷을 내주자 두산 벤치가 다시 움직여 베테랑 투수 권 혁을 투입했다. 권 혁이 김태진을 삼진 처리하면서 8회를 단 1점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9회초였다. 권 혁은 선두타자 박민우까지만 잡고, 이형범이 등판했다.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한 이형범은 현재는 고정 마무리가 아니다. 최근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형범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태형 감독은 '고정 마무리' 대신 '상황에 따른 마무리 기용'을 강조했다.

이날은 함덕주가 휴식을 취하는 날이기 때문에 등판할 수 없었다. 1점의 리드에서 이형범이 경기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형범이 상대한 첫 타자 대타 박석민에게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 나성범에게 안타를 또 맞으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2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이형범은 양의지와의 승부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만루를 채웠다. 1사 만루. 권희동과의 맞대결. 1B2S로 2스트라이크를 빠르게 잡고도 결정구를 꽂지 못했다. 제구 난조를 겪은 이형범은 풀카운트에서 결국 몸에 맞는 볼로 허무하게 밀어내기 실점을 내줬다. 4-4. 불펜의 지키기가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힘겹게 지키던 리드가 끊어지자, NC의 난타가 이어졌다. 이형범은 다음 타자 노진혁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이형범이 아웃카운트를 못잡고 물러났고 두산은 부랴부랴 '롱릴리프' 최원준을 기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실패였다. 최원준은 알테어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김준완에게 투런포까지 얻어맞으면서 점수 차는 더욱 벌어졌다. 두산 불펜은 9회에만 9실점 하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놓쳤다.

두산은 개막 이후 불펜진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김강률, 김명신, 곽 빈 등이 2군에서 6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기다림이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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