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가장 영양가 있는 '강한 2번 타자'는 누구인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5-20 07:15


(왼쪽부터)LG 김현수-두산 페르난데스-롯데 전준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작년에 우리팀은 2번 타자가 약했다. 나는 예전부터 '강한 2번'을 선호한다. 가장 적합한 타자를 찾을 생각이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선 보강의 '키 포인트'로 2번타자를 꼽았다. 과거에 2번타자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였다. '리드오프'로 불리는 발 빠르고 출루율 좋은 1번타자가 1루에 나가면, 2번타자는 작전에 맞춰 '클린업 트리오'에게 찬스를 연결해주는 임무를 맡았었다. 2번타자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이제 유행이 바뀌었다. 감독들은 '강한 2번'을 선호한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칠 수 있는 타자를 2번에 전진 배치한 후 중심 타순과의 시너지를 노린다. 실제로 올 시즌에도 '강한 2번'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10개 구단 2번타자 중 가장 영양가 있는 타자는 누구일까.

2번타자를 찾아라

두산=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키움=김하성 / SK=고종욱 / LG=김현수 / NC=이명기 / KT=김민혁 / KIA=김선빈 / 삼성=김동엽 / 한화=정은원 /롯데=전준우

19일 기준으로 각 구단 2번타자로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이다. 팀당 12~13경기씩 치른 상태라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팀별로 2번 타순에서 희비 쌍곡선이 크게 그려진다. 두산 베어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부터 주로 2번 타순을 맡고 있다. 두산의 공격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타자다. 지난해 리그 '안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안타 생산 능력이 좋고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의 공격성을 감안해 새로운 2번타자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페르난데스를 택했다. 키움 히어로즈 역시 중장거리형 타자 김하성이 2번을 맡고있다. 키움은 지난해에도 김하성 2번 배치+이정후 3번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팀이다. 2번타자를 고민하던 LG 트윈스는 김현수를 지난해 3~4번으로 기용했지만, 2번으로 끌어올려 시즌 초반 성공을 맛봤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거포형 타자 김동엽을 2번에 주로 배치해 무게감을 줬고, 롯데 자이언츠도 펀치력 있는 전준우가 2번타자로 가장 많이 나섰다. KT 위즈 김민혁, KIA 타이거즈 김선빈, 한화 이글스 정은원, SK 와이번스 고종욱, NC 다이노스 이명기 등은 높은 출루율과 단타 생산에 대한 기대치를 안고있는 타자들이다. NC의 경우, 최근 경기에서는 애런 알테어를 2번으로 내세웠다.

엇갈리는 초반 희비

아직 시즌 극초반에 해당하지만, 현재까지의 2번타자 스코어는 각양각색이다. 두산 페르난데스와 LG 김현수, 삼성 김동엽, 롯데 전준우, KIA 김선빈은 영양가 있는 활약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페르난데스의 경우 타율(0.453) 리그 1위, 최다 안타(24개) 리그 1위에 이어 출루율 0.491로 10개 구단 2번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 확률을 자랑한다. 장타율 역시 0.694로 타팀 2번타자들과의 경쟁에서 가장 앞선다. LG 공격의 중추인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4할1푼2리의 타율은 물론이고, 장타율+출루율(OPS)도 페르난데스와 함께 1.000을 넘기는 타자다.

타점에서는 삼성 김동엽이, 홈런에서는 롯데 전준우가 가장 돋보인다. 시즌 출발이 좋은 김동엽은 13경기에서 12타점을 쓸어 담았다. 볼넷이 1개밖에 없는 반면 삼진은 11개나 당한 선구안과 출루율이 다소 아쉽지만, 거포형 2번타자로서의 존재감은 제대로 해내고 있다. 전준우 역시 홈런 4개와 장타율 0.640으로 롯데 타선의 폭발력을 부추기는 타순을 맡았다. KIA 김선빈도 3할6리 타율과 출루율 0.390으로 눈야구를 동시에 해낸다.


반면 2번타자의 타격 부진이 걱정인 팀들도 있다. 초반 안타가 터지지 않아 애를 태웠던 KT 김민혁은 지난 12일 NC전에서 첫 안타를 친 이후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이고, 키움 김하성은 부진 끝에 17일 LG전에서 개막 후 첫 3안타를 때려내며 모처럼 웃었다.

한화는 정은원이 부진하면서 타순 변화를 내세웠고, 19일 KT전에서는 정은원을 1번에, 김문호를 2번에 썼다. 전체적인 타격 슬럼프에 빠진 SK는 고종욱의 부상 말소 이후 오준혁이 주로 2번에 나서지만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는 못한 상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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