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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야구 감독은 걱정 인형이다.
잘 나갈 때도 걱정, 못 나갈 때도 걱정이다. 걱정은 생활의 일부다.
고척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르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동변상련이다.
시즌 초, 두 팀은 투고타저다. 마운드는 안정세인데, 타선이 침체다. 전반적인 리그 타고투저 흐름과 정반대 상황.
'초보 사령탑' 손 혁 감독과 허삼영 감독은 그래도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도 하지만 좋은 쪽을 보고 긍정적인 부분을 살리려고 애쓴다. 여유를 찾기 힘든 신임 사령탑으로서는 이례적인 염화미소다 .
손 혁 감독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불펜 수난 시대의 원인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살짝 고민하던 손 감독은 "우리는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있어서"라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손 감독은 "투수나 타자나 모두 타구 속도가 빨라지고, 비거리가 늘었다고 느끼고 있다. 크게 두가지로 본다. 우선, 개막이 늦어진 것이 투수들이 차근차근 만들어온 컨디션을 멈추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둘째, 앞으로 20~30경기를 지켜본 뒤 비거리나 타구 속도 등을 다시 분석해 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공인구가 바뀐 뒤 타자들이 한 두달 헤맨 적이 있다. 만약 20~30 게임 후에도 계속 지금 같은 타구속도와 비거리가 나온다면 투수들의 대응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 투수들은 현재 내용이 좋아서 일단 지켜보려고 한다. 굳이 좋은 흐름에 혼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마운드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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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움 답지 않게 침묵하고 있는 타선이 행복할 리는 없다. 손 감독은 "우리 팀만 투고타고였으면 좋겠다"는 농담으로 고민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키움은 13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2.79), 팀 타율 9위(0.230)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손 감독과 비슷한 고민중이다. 마운드는 안정감이 있는데,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골치가 아프다. 13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2위(3.42), 팀 타율 최하위(0.193).
하지만 허 감독 역시 시간과 기다림을 이야기 했다. 허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 현재 상태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허 감독은 "불펜이 지금 강하다고 속단하기 이르다. 상대성의 문제다. 언젠가는 위기가 올 것이다. 반대로, 타선도 언젠가 크게 터질 때가 올 것이다. 시기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리그와 역행하는 삼성만의 투고타저의 흐름에 대해 허 감독은 "계속 이렇게 가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요"라며 웃음을 던졌다. 이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주축 타자들의 1할대 타율이 시즌 끝날 때까지 갈 거라고 보지 않고, 믿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탈 수 밖에 없는 타격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대한 설명이었다.
리그 타고투저 흐름과 역행하는 투고타저. 그래도 사령탑 입장에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투고타저가 훨씬 낫다.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는 걸까. 이 흐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일단 양 팀은 이날 경기에서 모처럼 타격전을 펼치며 반등 흐름을 예고했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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