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거 주루 방해 아냐?"
마음만 급했다. 완벽한 아웃타이밍이었다. 불필요하게 날린 비디오 판독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날 한화는 4연패를 끊어야하는 상황. 앞서 최재훈의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KIA는 2루 주자 오선진의 홈 경합 상황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세이프가 선언됐다. 이어 이용규의 적시타 때 최재훈까지 홈을 밟아 2-0으로 리드를 잡은 상황.
요즘 타격감이 좋은 정진호의 타구는 날카로웠지만, KIA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 끝에 걸렸다. 하지만 박찬호도 캐치는 했으되 정확한 송구를 하지 못했다. 1루수 유민상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세이프.
이때 이용규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노리고 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KIA 수비진의 눈에 금방 걸렸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이때 홈슬라이딩을 시도하던 이용규가 제 자리에서 펄쩍 뛰며 항의했다. 백용환이 무릎으로 홈플레이트를 가로막았다는 것. 이용규는 벤치를 바라봤고, 한용덕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백용환의 무릎이 홈을 가로막은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리플레이에 잡힌 백용환에게선 주루 방해의 의사가 보이지 않았다. 백용환의 무릎이 땅에 닿은 것은 공을 잡은 뒤 몸을 돌려 태그를 시도하는 과정이었다. 공을 잡기 전부터 홈을 향하는 주자의 진로를 가로막은 것이 아닌 이상, 홈 충돌 방지법과는 무관하다. 백용환이 공을 잡고 태그를 시도할 때, 이용규는 막 슬라이딩 자세를 취하는 상황이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
결국 비디오 판독 결과 주심은 아웃 판정을 유지했다. 한화로선 비디오 판독만 하나 날리는 손해를 본 셈. KBO리그 정규시즌에는 양 팀에 비디오 판독이 2개씩 주어진다. 연장전에 돌입하면 1개씩 추가된다.
한화는 3회 공격에서 1루 견제에 걸린 제라드 호잉의 요청을 받아들여 두번째 비디오 판독을 소모했다. 호잉의 결과는 세이프였지만, 한화는 이날 주어진 비디오 판독을 모두 소모했다.
그리고 4회초 KIA 유민상의 빗맞은 2타점 적시타 때 홈에서 주자 나지완과 포수 최재훈이 경합을 벌였다. 최재훈은 미트를 번쩍 들어보이며 주심에게 아웃임을 강하게 어필했지만,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3대2로 승부가 뒤집어지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은 비디오 판독이 없었다.
이용규의 홈 쇄도는 꼭 필요한 플레이였을까. 상대의 허점을 노린다는 측면에서는 해봄직 했다. 하지만 타석에는 타격 컨디션이 좋은 하주석이 서 있었고, 다음 타자도 송광민이었다. 흔들리던 상대 선발 이민우만 다잡아준 결과가 됐다. 이날 이민우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83구만에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가 보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경기 중후반에 비디오 판독이란 무기 없이 임하는 결과만 낳았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