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스토리] '설레발이라도 좋다' 롯데팬 흥분시킨 명승부 후기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0-05-14 14:15


캡틴 민병헌의 끝내기홈런으로 '사직극장'의 막이 내렸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정재근 기자] "설레발이라고 놀려도 좋다. 즐길수 있을 때 실컷 즐기자!" 야구를 응원하는 기본 자세다. '엘롯' 야구팬에게 어젯 밤은 아름다웠다. 특히 롯데팬은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든 명승부 끝에 거둔 끝내기 승리로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기쁨을 맛봤다.

세 번의 동점과 세 번의 역전을 주고받으며 펼쳐진 명승부는 9회말 민병헌의 끝내기 홈런으로 '사직극장' 상영을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 17승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거둔 멋진 승리였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롯데팬을 위해, 혹시 경기를 못 본 팬들을 위해(그럴리는 없겠지만) 어제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사진으로 복기해보자.


1회초-물오른 김재환의 선제 투런포! 개막 후 5연승을 달리고 있던 롯데에 첫 패를 안긴 두산은 역시 강팀이었다. 13일 경기도 시작은 두산의 흐름이었다. 1회초 두산 페르난데스가 볼넷으로 나간 2사 1루 김재환이 대형 우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스코어는 단숨에 2-0.




1회말-전준우·손아섭·이대호의 반격
곧바로 롯데가 반격에 나섰다. 전준우의 안타와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이대호 타석. 이영하의 폭투로 전준우가 홈인한 후 이대호가 1타점 동점 2루타를 치며 점수는 2-2동점.


2회초-다시 도망가는 두산 박세혁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로 주자는 1, 3루. 정수빈의 2루수 땅볼로 3루주자 박세혁 홈인. 두산이 다시 3-2로 앞서나감.
3회초-'나 잡아봐~라!' 김재환의 볼넷과 오재원의 안타로 주자는 1,2루. 김재호의 1타점 2루타. 다음 타자 박세혁의 2루수 땅볼 때 3루주자 오재원이 일찌감치 홈으로 쇄도해 점수는 5-2로 벌어짐.


5회초-'무너지지 않은 서준원, 반격의 디딤돌!'
롯데의 고졸 2년차 선발투수 서준원은 3회까지 5실점했지만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5회 김재환, 오재원, 김재호를 삼자 범퇴로 처리하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에 힘을 불어넣었다.


오재원과 교체된 2루수 류지혁의 실책으로 시작된 5회. 마차도의 2타점 2루타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5회말-'두산의 실책, 갓차도의 적시타!'
롯데 정보근이 두산 2루수 류지혁의 실책으로 출루. 정훈과 전준우가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손아섭의 안타와 이대호의 볼넷으로 주자는 만루. 안치홍의 밀어내기 볼넷과 마차도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점수는 다시 5-5 동점.


6회말-드디어 경기 역전시키는 손아섭!
정훈의 안타와 전준우의 2루타로 주자는 2,3루. 손아섭이 이현승을 상대로 2타점 역전 적시타 때려 냄. 점수는 7-5로 역전


7회초-재역전, 역시 두산은 챔피언! 오재일의 볼넷과 김재환의 안타로 주자 1, 2루. 최주환이 대타로 나와 우측 폴대에 맞는 역전 스리런포. 허문회 감독이 비디오판독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음. 점수는 다시 두산이 앞서나가며 8-7. 케네디 스코어도 나오고 극장 스토리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듯 했지만 NO NO! 전체 줄거리의 반도 안 지남.


2루타를 치고 홈송구되는 사이 3루까지 달리는 이대호의 날렵한 주루. 김재호의 환상송구로 손아섭은 홈에서 아웃.
8회말-롯데의 재재역전, 불안감 안긴 두산의 호수비! 1사 1루 손아섭의 볼넷으로 주자 1, 2루. 이대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2루주자 전준우는 홈인. 손아섭도 홈으로 달렸지만 두산 센터라인의 환상적인 홈송구로 태그아웃. 점수는 8-8 동점.


계속 되는 2사 3루의 찬스. 해결사로 나선 안치홍. 두산 이형범을 상대로 '재재역전' 1타점 안타. 롯데의 공격은 계속된다.


이대호도 '엄지척'한 안권수의 환상 수비!
안치홍의 2루 도루와 마차도의 볼넷으로 다시 한 번 찬스를 맞은 롯데. 한동희의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두산 안권수가 미친듯이 달려와 글러브를 뻗어 공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 잡아냄. 비디오판독으로 환상수비 다시 한 번 증명. 이대호도 엄지 척! 점수는 다시 롯데가 앞서나가며 9-8. 하지만 왠지 모를 한 점차의 리드의 불안감.


오재일에게 동점포를 허용한 김원중. 그러나 결국은 큰 그림!
9회초-두산은 끝날 때까지 끝내지 않아! 롯데 김원중이 한 점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로 등판했지만 오재일에게 한 방 먹음. 점수는 다시 9-9 동점. 그러나 다음 타자 김재환, 최주환, 김재호를 안타없이 잡아냄. 알고보니 극장 끝내기를 위한 김원중의 큰 그림?


9회말-끝날 때까지 끝내지 않는건 이제 롯데다! 공 한개면 족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휙 배트를 돌렸다. 두산 이형범의 초구를 때린 민병헌의 타구는 쭉쭉 뻗어 그대로 담장밖으로. 롯데의 캡틴 민병헌이 드라마같았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기쁨에 흥분한 나머지 사회적 거리두기도 잊고 모두 나와 물세례!


'전 동료의 시샘섞인 축하' 끝내기 홈런을 치고 2루를 도는 민병헌을 김재호가 '축하(?)'해주고 있다. 두산도 패자는 아니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고졸 2년차 선발투수는 맞아도 당당하게 던지며 이닝을 책임졌고 야수들은 실책하나 없이 멋진 타격으로 이날의 명승부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올시즌 롯데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시즌은 기니까. 하지만 이날 경기는 분명 롯데팬 기억에 두고두고 남을 명승부였다. 야구팬은 일희일비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롯데는 오늘 박수받아 마땅하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