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피플]날렵해진 '유격수' 노시환, 장종훈·이범호 잇는 '우타 거포 내야수'의 꿈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3-30 10:18 | 최종수정 2020-03-30 10:50


노시환이 눈에 띄게 날렵해졌다. 3루 외에 유격수로도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러워졌다. 수비 기술도 많이 향상됐다."

노시환(20·한화 이글스)이 날렵해졌다. 어색하기만 했던 풋워크가 한결 자연스럽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 범위도 수준급이다.

'거포 유망주' 노시환이 달라졌다. 정민철 한화 단장이 청백전 중계 도중 노시환의 민첩한 순발력에 찬사를 보낼 정도다. 지난 겨울 다이어트에 이어 주장 이용규와 룸메이트를 이루며 몸 만들기에 열을 올린 덕분이다.

한용덕 감독은 올봄 '유격수 노시환'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 노시환은 스프링캠프 청백전, 연습경기와 귀국 후 대전 청백전을 합쳐 15경기 중 절반이 넘는 8경기에 유격수로 출전했다. 3루를 맡은 경기는 5경기다.

하주석의 공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끔 유격수를 맡았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과 한 팀을 이뤄도 노시환이 유격수, 오선진이 3루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3루 수비 역시 한결 안정됐다,

'타자' 노시환은 정교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타고난 힘이 돋보이는 선수다. 제대로 맞으면 까마득하게 날아간다. 지난 스프링캠프 때는 채드 벨, 입국 이후 청백전에서는 장시환을 상대로 홈런을 때렸다. 올시즌 한화 선발진의 축을 이루는 핵심 선수들이다.

한때 한화는 우타 거포의 팀이었다. 90년대에는 단일 시즌 41홈런(1992)에 빛나는 장종훈 현 수석 코치가 있었고, 이후 김태균과 이범호의 시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범호는 2011년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고, 이후 김태균 최진행 송광민 등의 장타력은 이전에 미치지 못했다.

올시즌 한화를 대표하는 타자는 여전히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데뷔 초엔 3루도 맡았지만, 2년차 시즌부터 1루에 전념했다. 반면 올시즌 노시환의 주 포지션은 3루다. 3루와 1루 외에 올시즌 유격수 옵션까지 추가한 만큼, 김태균보다는 장종훈이나 이범호와 더 닮아보인다. 타고난 힘에 기반한 타격 스타일도 유연하고 정교한 타격에 힘을 겸비했던 김태균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에는 3년차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과 이성열을 중심으로 타선의 무게 중심이 왼쪽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팀내 홈런 1~3위인 이성열, 호잉, 정은원을 비롯해 이용규, 하주석, 정진호, 장진혁, 김문호 등 주목받는 타자들이 대부분 왼손 타자다. 1~4번 타순을 모두 좌타자가 맡아도 이상하지 않다.


29일 청백전 유격수를 맡은 노시환(가운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에 비해 오른손 타자는 김태균과 송광민, 최재훈 정도다. 유장혁, 최승준, 김회성, 오선진 등은 주전 입성이 쉽지 않거나 타격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 1, 3루를 맡을 김태균과 송광민 모두 30대 후반의 노장이다. 노시환에게 특히 뜨거운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리빌딩, 우타, 내야수, 거포 모두 지금의 한화에 간절한 옵션들이다.

노시환은 지난 2019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노시환보다 먼저 뽑힌 선수는 '해외파' 이대은과 이학주 뿐이다. 실질적인 2차 1순위 선수다.

지난해 고졸 신인임에도 91경기 192타석의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타율 1할8푼6리 1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501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더욱 믿음을 주지 못했다.

2020시즌 노시환이 한화의 우타 거포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한용덕 감독은 노시환이 외모 뿐 아니라 기량 역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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