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비하인드]롯데 고효준과 1년 최대 1억2천 계약, '은퇴' 손승락과 왜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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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벼랑 끝에 섰던 두 FA 투수의 결말은 '극과 극'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10일 미계약 FA 투수 고효준(37)과 1년 최대 1억2000만원(연봉 1억원, 옵션 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신청한 전준우(4년 총액 34억원)에 이어 고효준과도 새 시즌 동행하게 됐다. 하지만 또다른 FA 손승락은 계약 대신 은퇴를 택했다.

1월까지 손승락과 고효준 모두 롯데와의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롯데는 1월 초 고효준에 48시간 내에 계약 여부를 결정 지어 달라는 의사를 전한 반면, 손승락과는 대화 창구를 열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고효준의 답은 기한 내에 롯데에 닿지 않았다. 운동장은 손승락 쪽에 좀 더 기운 듯 했다.

물밑 상황은 달랐다. 손승락이 계약 대신 은퇴를 선언하면서 완전히 문을 닫은 것과 달리, 고효준은 롯데가 정한 기한 내에 답을 내놓지 않으나 구단 측과 꾸준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끈을 놓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충분히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실제 고효준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첫 해인 2018시즌 43경기 32⅓이닝을 소화(2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6.96)을 소화했으나, 지난 시즌엔 75경기 62⅓이닝(2승7패15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소화하면서 에이징커브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고효준 스스로도 자신감을 어필하면서 롯데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롯데의 상황도 고효준을 배제할 수만은 없었다. 현재 롯데 마운드에서 좌완 불펜 자원은 정태승, 김유영 뿐이다. 우완 선발, 불펜 자원은 풍부하지만 다양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꾸준히 경험을 쌓아오며 실적을 쌓았던 고효준과 달리, 정태승과 김유영의 활약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 역시 불안요소였다. 좌완 고효준이 우완 손승락에 비해 현실적인 가치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결국 롯데는 최초 제안보다 삭감된 안인 연봉 1억원 외에 2000만원의 옵션을 추가하면서 동기부여를 높이는 쪽을 택했다.

고효준은 "롯데와 다시 한 번 함께 하게 돼 기쁘다. 계약 전까지 많은 팬, 구단 동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도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할 만큼, 비시즌 몸을 잘 만들어 왔다"며 "팬 여러분이 어떠한 모습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효준은 곧 롯데 2군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시즌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군 선수단이 캠프 일정을 진행 중인 호주는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합류가 어렵다. 허문회 감독은 고효준의 몸 상태를 체크한 뒤 활용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