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차명주의 야구역학]캠프에 부는 키토 다이어트 열풍, 과연 맹신해도 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02 17:24 | 최종수정 2020-03-03 07:00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최근 프로야구 전지 훈련지에서는 키토 다이어트(keto diet)가 선수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KT 위즈 황재균 등이 대표적이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캠프를 진행중인 황재균은 기상 직후 물과 식초 한스푼, 마그네슘과 소금 반스푼(아침), 아몬드 100개와 아보카도 한 개(점심), 고기(저녁)를 먹는다.

황재균은 캠프 기간 중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각광받는 파이브툴(5-Tool) 플레이어들은 키토제닉으로 근육 크기보다 길이를 중시하는 트렌드라고 하더라.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트레이너를 통해 배우게 됐다. 처음엔 '이렇게 먹고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할 수 있나' 생각했는데, 2주차가 지난 뒤 서서히 몸이 적응하고 구성이 바뀌는 순간, 근육 재생 및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실행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키토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올리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2019년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 한국의 스타들까지 성공 스토리를 SNS에 올리면서 열풍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불었던 벌크업 바람은 공인구 여파 속에 잦아들었다. 그 자리를 다이어트가 대체하고 있다. 현장의 선수들은 날렵한 움직임과 순발력 등을 위해 불필요한 살을 빼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직업선수의 다이어트 방법은 정교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스포츠 종목 특성에 맞게끔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몸의 밸런스를 잃을 수도 있다.

키토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저널 오브 스포츠 메디신 & 피지컬 피트니스(Journal of sports medicine & physical fitness)'에 게재된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와이스(Weiss)박사의 연구 논문은 다소 충격적이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 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반대로 팀 스포츠 또는 스프린트 선수의 경기력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키토 다이어트는 파워를 떨어뜨린다. 파워와 스피드를 동시에 발휘해야 할 야구에서는 적절치 않은 다이어트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 이 다이어트를 한 팀 스포츠 선수들은 4~15% 정도의 퍼포먼스 감소가 보고됐다. 가장 주목할 것은 퍼포먼스가 줄었다는 점이다.


현장에 있는 선수들은 연구 결과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보다 인터넷 등에 올라온 정보들에 더 많이 노출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인기 있고 유명하다고 하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제대로 된 과학적 검증이다. 소위 전문가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연구결과에 대한 검증 없이 선수들에게 주는 정보는 자칫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철저한 검증을 통한 근거를 마련하는 체계적인 접근으로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KBO육성위원, 국민대학교 운동역학실 연구위원, 차 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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