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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롯데→한화' 김문호, 14년만의 새 유니폼 "소중한 기회, 놓치지 않겠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2-10 06:50


김문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문호.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데뷔 15년차에요. 부담감을 말하기보단, 기회를 잡아야하는 나이죠."

14년 만에 새 유니폼을 입은 김문호(33·한화)는 활짝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과 목소리에는 은퇴까지 고민했던 절실함이 가득했다.

김문호는 지난 2006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입문했다. 상무 시절을 빼고 12시즌 동안 부산에서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롯데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무적(無籍) 선수가 됐다.

포기하지 않고 평소처럼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면서 아내와 19개월 된 아이가 눈에 밟혔다. 다른 일을 고민하던 지난 1월, 다행히 한용덕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한용덕 감독이 직접 구단 측에 영입을 요청한 '한용덕 픽(Pick)'이다.

김문호의 통산 타율은 2할8푼3리, OPS(출루율+장타율)는 0.732다. 조심스럽게 방출 당시의 심경을 묻자 "아시다시피 롯데 외야가 워낙 튼실하다. 제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제게 새로운 기회를 주셨다고도 볼 수 있다.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밝은 미소를 더했다.

한용덕 감독의 추천에 대해서도 "부담으로 느낄 나이는 아니다. 이 기회에 감독님의 선택을 받을 만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는 각오도 전했다. 롯데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사실 전에는 상처받을까봐 인터넷 기사 댓글을 안 읽었어요. 이번에 한화 이적이 결정되고 나서 오랜만에 댓글을 봤는데, 롯데 팬분들이 '응원한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너무 감사했고 힘이 됐어요."

'4할 도전' 당시 김문호의 체중은 94~95㎏ 정도였다. 지난해는 100㎏을 넘겼다. 김문호는 개막 전까지 확실하게 전성기 시절의 몸으로 되돌아갈 것을 약속했다.


2020년 한화의 외야에서 우익수는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 중견수는 이용규가 유력하다. '새 얼굴' 김문호와 정진호, 기존의 장진혁 유장혁 이동훈 등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양상이다. 지난해 '무주공산' 한화 외야에 비하면 제법 두터워졌다.

올시즌 김문호는 김태균, 이성열 등과 함께 1루수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문호의 눈은 아직 외야를 바라보고 있다. 김문호는 "'나는 좌익수다' 미션은 롯데 시절에도 늘 하던 일"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올해 신인 선수들은 저랑 띠동갑이에요. 조급하면 스스로 무너지기 마련인데, 전 그럴 연차는 아니잖아요?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줘야죠. 정확한 타격, 출루, 작전 수행…제가 제 역할을 잘하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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