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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은퇴선수에게 묻는 고정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을 윤석민에게도 던져봤다.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잘 던진 공은 무엇인가?" 윤석민은 2011년을 떠올렸다. "LG 트윈스전이었다. 상대 투수는 레다메스 리즈였다. 당시 10-0으로 크게 앞서고 있어 6이닝만 소화했던 것 같다. 그날 던진 모든 공이 만족스러웠다. 그분이 오셨다고 해야 하나.(웃음) 그날 경기는 영상을 통해 한 번씩 다시 본다."
다음 질문은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후회되는 공은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 윤석민은 "한 가지로 꼽을 수 없다. 선수는 100번, 아니 200번 후회를 해도 그 후회를 똑같이 반복하게 된다. 가령 내가 유리한 상황에서 왜 스트라이크를 던져 안타를 맞았을까, 직구를 던졌어야 하는 타이밍에 왜 변화구를 던졌을까 등 수없이 후회한다. 나도 그 수많은 후회를 하면서 경험이 쌓였던 것 같다. 그것을 한 번이라도 덜 하면 좋은 투수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민 야구인생의 희로애락은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도 있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전에 나의 대표팀 커리어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프로 2년차 때였는데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후 나에게 대표팀은 보장되지 않은 곳이었다. 다만 2008년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 준비도 열심히 했었다. 하지만 2007년 올림픽 예선전 때 대표팀과 함께 하지 못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님께서 예선에 뛰었던 멤버를 본선까지 그대로 이어가겠다고 공언하셨다. 헌데 2008년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내가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 1위를 하고 있었다. 충분히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명단에 뽑히지 않아 억울한 면이 있었다. 헌데 하늘의 계시인지 모르겠지만, 최종엔트리 발표 후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기쁨도 잠시. 엄청난 부담감이 엄습했다. 윤석민은 "올림픽에 가면 상당히 부담스럽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내가 경기를 망쳐버리면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무겁고 좋지 않다. 그래서 마운드에 올라섰을 때는 부담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마운드에 섰을 때 만큼은 후회없이 하려고 했다. 중간계투로 던졌는데 나름 잘 막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윤석민은 대표팀 시절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그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가게되면 선수촌 아파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빨래는 스스로 해야 한다"며 웃었다. 이어 "식당은 멀지만 걸어다니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또 배드민턴, 탁구 등 타종목 선수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특히 북한 선수들을 보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었다. 타팀 선수들과 친분도 많이 쌓고. 추억을 많이 쌓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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