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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치홍(30)이 부산으로 향했다. '2년 뒤 재도전'을 사실상 공언한 독특한 형식의 계약이다.
안치홍은 6일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2년 최대 26억원(옵션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년 더 연장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단과 선수 양측이 상호 동의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적이 좋으면 선수가 옵트아웃을 행사해 떠날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구단이 선수를 바이아웃으로 포기할 것이다. 결국 안치홍의 계약은 '2년 뒤 재도전'을 보장한 사실상 2년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안치홍은 지난해 '공인구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선수다. 타율 3할1푼5리, 5홈런 49타점은 준수한 성적이지만,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던 2017년(0.316 21홈런 93타점)과 2018년(0.342 23홈런 118타점) 성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장타율이 5할6푼3리에서 4할1푼2리로 무려 1할5푼이나 하락했다.
안치홍으로선 억울할 만 했다. 훨씬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자신이 있는데 하필 FA 직전 성적이 별로였던 셈이다. 따라서 안치홍으로선 이번 옵트아웃 계약은 자신감의 발로다. 롯데에서의 2년 동안 2017~2018년의 성적을 재현할 수 있다면, 안치홍은 롯데를 떠나 지금보다 좋은 조건을 노릴 것이다. 이번 계약은 연 평균 금액만 보면 '동갑내기' LG 오지환(4년 40억)을 조금 상회한다. 선수 본인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금액이 아니다. 때문에 2021년 겨울 조건 없이 부산을 떠날 수 있는 조건을 포함시켰다.
반면 롯데 역시 진짜 '하락세'일지 모를 안치홍에 대해 바이아웃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역시 '연평균 13억원'에는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던 안치홍의 장타력과 내야 수비에 대한 기대가 담겼다. 만약 안치홍이 장타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커진 체격으로 인한 2루 수비에 대한 의문이 이어질 경우 롯데는 바이아웃을 행사해 안치홍과의 이별을 선택할 것이다.
안치홍은 2009년 KIA 입단 이래 10시즌 통산 타율 3할, 100홈런, 586타점을 기록했다. KIA에서 골든글러브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2차례의 영광을 함께 했다.
안치홍은 계약 발표 직후 자신의 SNS에 "광주에 발을 딛은지 10년이 지났다. 자란 곳은 서울이지만 제 고향은 광주"라며 "KIA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 방황하던 마음을 잡아준 롯데 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좋은 성적으로 믿음에 보답하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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