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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1루수 전준우' 향한 물음표, 현 시점선 무의미 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12-09 08:45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FA 협상 중인 전준우(33)의 1루수 활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1루 수비를 맡았던 채태인(36)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로 떠났다. 올 시즌 채티인이 부상으로 장기간 1군 자리를 떠나 있던 시기엔 이대호(37)가 빈자리를 커버했지만,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역부족이었다. 수비로 인해 타격까지 침체됐던 이대호 활용법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내야 운영을 위해선 무게감 있는 1루수가 필요한 실정. 롯데는 정 훈, 전병우 등 기존 백업 멤버 대신 좌익수로 활용해온 전준우의 포지션 변경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승민-강로한 등 외야 전향을 시도 중인 야수 자원 활용과 이를 통한 외야 수비 강화를 도모하는 상황에서 전준우의 이동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을 기록한 전준우가 타선의 핵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지만, 수비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전준우는 "포지션을 가려 경기에 나설 생각은 없다. 구단에서 계약 후 내게 원하는 사항이 있다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변신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준우에게 내야는 낯선 무대가 아니다. 건국대 시절엔 대학 최고 3루수로 꼽힐 정도로 좋은 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롯데 입단 두 시즌 만인 2009년 팀내 외야수 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권유한 포지션 전향 의견을 받아들였고, 중견수로 이동해 주전으로 거듭난 바 있다.

1루수는 '가장 수비가 쉬운 포지션'으로 불린다. 야수들의 송구를 받는게 주임무다. 직접 뛰어가 타구를 잡고, 빠른 송구가 필요한 다른 야수들에 비해 어깨, 스피드가 크게 중요치 않다. 최근 좌타자들이 늘어나면서 타구 처리 빈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수비 범위는 대부분 1루 베이스 부근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1루수는 수비보다 타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루수가 야수들의 천차만별 송구를 실수없이 잡아내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뒤로 빠뜨리는 이른바 '사고'를 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타구 속도나 방향에 따라 송구도 춤을 추지만, 1루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를 잡아내야 한다. 하지만 사고를 치게 되면 평범한 아웃카운트 상황이 득점권으로 돌변하는게 부지기수다. 투수 견제구 처리, 베이스 커버, 내야 송구 판단 등 임무도 꽤 많다. 때문에 기본적인 수비 스킬 뿐만 아니라 높은 집중력까지 요구된다.

현재 KBO리그 내에서 전준우와 비교가 될 만한 대상은 김현수(31)다. 고교 시절 1루수였던 김현수는 프로 데뷔 후 좌익수로 전향했고, 메이저리그를 거쳐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좌익수와 1루수로 번갈아 활약 중이다. 올 시즌엔 김용의 외에도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와 로테이션으로 1루 수비를 맡았다.

수비 면에선 나쁘지 않았다. 김현수는 1루수로 나선 29경기(선발 28경기)에서 209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개의 실책만을 기록했다. 수비 범위 및 기술, 송구 처리 등에서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시즌 타율은 .304(526타수 160안타), 11홈런 82타점, 출루율 .370, 장타율 .437이었지만, 1루수로 출전시 타율은 .204(121타수 22안타), 1홈런 12타점, 출루율 .273, 장타율 .259로 급감했다. 좌익수(타율 .342, 8홈런 56타점, 출루율 .411, 장타율 .500)나 지명타자(타율 .279, 2홈런 14타점, 출루율 .310, 장타율 .412)로 출전했을 때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1루 수비의 부담감이 결국 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준우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 시점에서 전준우를 향한 초점이 '포지션 변경'에 쏠리는 부분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견도 있다. 포지션 변경과 그에 따른 득실은 결국 계약 이후 새 시즌 동행이 이뤄진 뒤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계약을 마치지 않은 현 시점에선 모든게 제로베이스다.


롯데와 전준우 측은 한 차례 만남 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성민규 단장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참가 차 출국한 상황. 추후 일정은 안갯속이다. 때문에 전준우와의 협상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FA 협상은 길어지다가도 급물살을 타고 하루 아침에 바뀔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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