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SK 원투펀치 63승이 빠져나간다? 내년 판도 변화 예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1-30 09:44


올해 20승을 거두며 MVP에 오른 조쉬 린드블럼이 만일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하지 않으면 내년 KBO리그 판도는 지각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SK 와이번스는 올해 나란히 17승을 거둔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내년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 허락을 받은 김광현은 지난 28일 KBO가 메이저리그사무국에 포스팅을 요청함에 따라 12월 28일까지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SK와의 기존 계약을 포기하고 얻은 기회인 만큼 웬만한 조건이면 빅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산체스와의 결별은 충격적이다. SK는 지난 27일 새 외인 투수 닉 킹엄과 9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출신 리카르도 핀토를 영입한 SK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확정했기 때문에 산체스는 내년 시즌 KBO리그에 뛸 수 없다. SK의 장기계약을 거부한 산체스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킹엄을 예전부터 주시했다고 하지만, 산체스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 손차훈 단장은 "최근 비디오까지 다 봤는데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구력도 좋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한국 야구 적응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으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이다.

또다른 외인 투수 헨리 소사 재계약을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치면 SK는 구단 의사에 반하는 2명의 에이스 유출로 내년 시즌 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KBO 역사상 나란히 17승을 거둔 투수 2명이 동시에 전력에 빠진 건 SK가 처음이다.

이는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재계약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도 두산의 재계약 제안에 답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 직후 미국으로 떠난 린드블럼은 지난 25일 KBO 정규시즌 MVP에 오른 직후 수상 소감을 통해 "현재 아내와 요르단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MVP로 뽑아준 기자단과 구단 관계자,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두산에 남고 싶다는 언급은 없었다.

현재로선 메이저리그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 시즌을 뛰다가 201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해 4경기를 던진 뒤 다시 롯데로 복귀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은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

디 애슬레틱은 최근 'KBO의 사이영상에 해당하는 최동원상을 2년 연속 수상한 린드블럼은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힘있는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다승, 탈삼진 등 다수의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랐다'면서 '그 결과로 그는 일본 구단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이전과는 다른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했다. 올시즌 시카고 컵스, 탬파베이 레이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뉴욕 양키스 등 10여개에 이르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을 찾아 린드블럼의 투구를 지켜봤다.

또 다른 외신인 '클러치포인트'는 지난 27일 '세인트루이스가 타깃을 삼아야 할 이상적인 3명의 FA'이라는 기사에서 린드블럼을 첫 번째로 꼽으며 '마일스 미콜라스가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던지고 돌아와 세인트루이스에서 성공한 예가 있다. 마찬가지로 린드블럼도 해외에서 구위를 가다듬어 미국 구단과 계약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러치포인트는 3년 1200만달러를 전망했다. 두산은 린드블럼과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돼야 다른 외인 투수 구성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린드블럼이 떠난다는 시나리오도 상정해 두고 있음은 물론이다.

올시즌 김광현과 산체스는 합계 34승,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합계 29승을 각각 거뒀다. 정규시즌 1,2위팀의 원투펀치 4명이 KBO리그에서 한꺼번에 퇴장하는 일이 벌어질 공산이 현재로선 크다. 그래서 내년 전력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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