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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지도자 새출발' NC 손시헌 코치 "후배들에 도움 되는 지도자 되고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10-30 07:00


29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이동욱 감독과 43명으로 구성된 NC 선수단은 11월 29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한다. 출국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NC 손시헌 코치. 인천공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0.29/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어색하네요(웃음)."

29일 인천국제공항. 미국 애리조나 마무리캠프 출발을 위해 집결한 NC 다이노스 선수단 사이에서 손시헌 코치(40)는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함께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에서 호흡했던 후배들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이끌고 가르쳐야 할 제자들이 됐기 때문이다. NC는 지난 11일 코칭스태프 개편 소식을 알리며 손 코치의 은퇴 및 2군 코치 새출발을 알렸다. NC 이동욱 감독은 내달 29일까지 진행할 마무리캠프 참가 명단에 손 코치를 포함시켰다. 미래 1군 자원을 키우는 2군 코칭스태프들이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의 발전상을 느끼고, 1군이 원하는 방향을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다.

2003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입단한 손 코치는 그해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반열에 올랐다. 2014년 NC 유니폼을 입은 첫 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고, 2017년엔 124경기 타율 3할5푼,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우며 NC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행에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후배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고, 올 시즌에도 68경기 출전에 그쳤다. KBO리그 15시즌 통산 타율 2할7푼9리, 70홈런 550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손 코치는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등록 때부터 이미 (은퇴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취재진으로부터 포스트시즌 출전에 대한 마음가짐의 특별함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가족들도 (은퇴 결정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말을 할 것 같아 고사했다"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수비 만으로 백업 역할을 할 순 없다. 대타-대주자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쓰임새가 있어야 한다. 주전으로 뛸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백업 역할을 맡게 된 뒤부터 스스로 답답한 점이 많았다. 팀이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느낌이었다"며 "지난 8월 2군팀에 머물 당시 김종문 단장께 농담반 진담반 '저한테 하실 말씀 없으시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치시더라. 내가 찔려서 그랬다. '언제든 하실 말씀 있으시면 편하게 해달라'고 할 정도였다. 팀의 내년 구상, 감독님 생각을 모르는 상황이었다. 팀이 중요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내 생각만 폭탄처럼 던져선 안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날 감독님과 면담 기회가 있었고, 비로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두고는 "아무래도 프로 데뷔전(2003년 7월 1일 삼성 라이온즈전·3타수 1안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FA로 이종욱 코치와 함께 NC에 입단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보람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첫 시즌에 이루게 된 것도 마음 속에 남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종욱 코치와의 동행은 현역 시절에 이어 지도자 인생까지 이어졌다. 손 코치는 "2군 시절 이종욱 코치가 주루 코치로 나설 때마다 사인을 이상하게 내더라. '다시 내달라'고 하던 기억이 난다"고 웃은 뒤 "코치로 다시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이 코치가 1군으로 승격하면서) 또 헤어졌다. 나도 빨리 배워서 쫓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교 시절부터 프로까지 15년 넘게 야구를 함께 했다. 의견 충돌로 싸우다가도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곤 했다.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고, 남부럽지 않은 영광도 맛봤다. 하지만 '지도자'로 시작하는 제2의 야구인생은 또다른 풍경이다. 손 코치는 "이제 내 분야에서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위치"라며 "선수 시절 느낀 부분들 중 좋았던 것들을 받아들여 후배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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