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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리포트]시즌 축소판 같던 KIA 양현종 피날레, 2실점에도 ERA 1위 수성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9-18 06:55


◇양현종이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신들린 듯이 던졌다."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 대행은 양현종의 올 시즌 투구를 이렇게 평했다.

4월까지만 해도 양현종의 올 시즌은 실패로 귀결될 것처럼 보였다. 초반 9경기서 1승(7패)에 그쳤다. 투구 도중 팔에 타구를 맞는 등 운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후 10경기서 9승 무패로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5월 이후 22경기(16승3패) 평균자책점이 1.08에 불과할 정도. 박 대행의 말대로 '신들린'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를 앞서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KIA와 양현종의 선택은 타이틀이 아닌 휴식이었다. 박 대행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가진 NC 다이노스전에서 "오늘이 양현종의 마지막 등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현종이 서재응 투수 코치와의 면담에서 180이닝까지 던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고, 코칭스태프는 이를 혼쾌히 수락한 조치였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연속 170이닝, 통산 1800이닝을 돌파한 상황. 극적인 반등을 이뤄낸 양현종이지만 다가올 프리미어12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선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박 대행은 "오늘도 길게는 던지지 않게 할 생각이다. 5~6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현종이 한때 부진했지만, 5월 이후부턴 말그대로 '신들린 듯이' 던졌다. 그게 양현종의 본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의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양현종은 1회초 NC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2회 단 4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운 양현종은 3, 4회를 연속 삼자 범퇴 처리하는 쾌투를 펼쳤다. 박 대행이 한계점으로 정한 5회엔 2사후 강진성에 좌전 안타를 내준데 이어, 지석훈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더듬어 연속 출루를 내줬다. 그러나 양현종은 김태진과의 승부에서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을 이끌어내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박 대행은 6회초 시작과 동시에 하준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1회 2실점 뒤 4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이날 투구는 양현종의 올 시즌 축소판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날 5이닝 2실점으로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29가 됐다. 2위 린드블럼에 0.06 앞선 평균자책점 전체 1위 기록이다.

양현종은 경기 후 "후련하기도 하고,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아 있다. 부담없이 마무리 잘 한 것 같다"며 "그동안 많이 던지기도 했고 시즌 뒤 프리미어12라는 중요한 대회가 있다. 앞으로 쉬면서 프리미어12를 잘 준비하라는 의미에서 팀이 내려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태 전 감독님이 시즌 초반 부진에도 꾸준히 기회를 주시고 에이스라는 책임감을 맡겨주셨기에 초반에 좋지 않았지만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대진 코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선수들을 잘 이끌고 생각해 주셨다. 두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평균자책점 1위에) 욕심이 나는 것 같다"며 "내가 할 것은 다 했다. 린드블럼을 상대할 상대 타자들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현종은 이후 1군 엔트리 말소 기간을 거친 뒤, 남은 시즌 일정 동안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동료들의 마무리를 응원할 예정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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