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거론 없었다던 창원시의 거짓말, 또 호구된 NC와 야구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7-30 14:46


2019 KBO 올스타전이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드림 올스타(삼성, 두산, 롯데, SK)와 나눔 올스타(LG, 키움, NC, KIA, 한화)로 대결을 펼친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시구를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7.21/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도대체 이 금액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다."

지난 4월 18일 본지 통화에서 창원시청 자치행정국 체육진흥과의 김환철 야구장지원담당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창원시가 NC 다이노스 측에 창원NC파크 구장 사용료 25년간 300억원 및 지역사회 공헌 추가 기금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빚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는 "현재 구단 수익 관련 부분에 대한 용역 발주 상태다. 타당성 검토 차원의 작업이고, 자료를 검토 중"이라면서 "300억원이라는 금액이 거론된 적이 없는데, 어디서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사회 공헌 등 추가 기금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며 "우리(창원시 체육진흥과)와 NC 간에 나온 적이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계속 전화가 오고 있다. (300억원이라는 수치를) 말한적도, 오간적도 없다. 밥도 짓지 않았는데 밥 먹었냐고 묻는 격"이라며 "이 부분은 좀 더 있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NC가 30일 창원시와 창원NC파크 사용-수익 허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44년까지 25년간 창원NC파크 사용권-광고 수익권을 갖는 대신 창원시에 330억원을 내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발표 내용을 놓고 보면 창원시가 '밥도 짓지 않았는데 밥 먹었냐고 묻는 격'이었다던 300억원의 금액은 30억이 더 늘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창원시는 NC 창단시 새 구장 건립을 조건으로 구단 유치에 성공했지만, 국비-도비 지원 규모가 여의치 않자 구단 쪽에도 분담금을 요구했다. 결국 NC가 총 건설비 1270억원 중 1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25년간 사용료 지불 조건으로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선에서 결론이 났다. 운영권, 명칭권, 광고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구장 명칭권 논의가 본격화되자 마산구 출신 일부 정치인들이 창원NC파크에 마산 명칭을 넣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시가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해괴한 명칭을 창원시의회에 수정 제안했고, 결국 조례안이 가결되기에 이르렀다. 창원시가 건설 분담금, 사용료를 챙기면서도 시의회 눈치 탓에 NC의 권리 행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창원시는 이번 사용-수익 허가 계약에서 NC가 냈던 100억원의 분담금을 사용로에 포함시키는데 합의했다. 뺨 때리고 선심쓰는 체 하는 격이다.

NC는 계약 합의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가 창원NC파크 시설 주변 주차 문제 및 대중교통 개선에 나서는 한편, 2027년까지 마산야구센터 내 유소년 드림구장, 야구문화센터, 홈런 정원 등을 조성하고 마산야구센터 일대를 창원의 새로운 중심 상권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수 년째 반복된 창원시의 말바꾸기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약속은 실소를 머금케 할 만하다. 되려 마산야구센터 주변 사업 과정에서 NC에게 또 손을 벌리고 옥죄기에 나서는 것 아닐지부터 의심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섰다. 명칭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3월 홈 개막전 당시 일부 팬들의 야유 퍼포먼스 계획을 접한 뒤 '정치인보단 야구인 시구가 적합하다'며 꽁무니를 빼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이날 시구에서도 NC, 창원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흰색 도포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00회째 전국체전을 기념하기 위해 대한체육회가 KBO에 양해를 구해 이뤄진 퍼포먼스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전국이 지켜보는 야구 잔치에 지역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도 남는 최신신 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홈팀에 대한 배려가 안중에도 없었던 점은 씁쓸함을 남길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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