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번째 4연패' 견고한 두산에 균열이 생겼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6-26 08:52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8회 두산 선수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6.23/

[포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타선이 안터지면? 그냥 속이 터지지 어떡해 그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5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최근 타선 부진을 묻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별 일 아닌듯 농담으로 답해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지만 사실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2대11로 완패하면서 최근 4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두번째 4연패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연승은 있어도 연패는 없는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짐짓 다르다. 아직 전반기이긴 하지만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시점에서 SK 와이번스와의 1,2위 격차를 역전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SK에게 3연전 스윕을 당한데 이어 25일 삼성전 패배까지 충격이 크다.

두산은 최근 삼성을 상대로 꾸준히 강한 팀이었다. 2017년 12승1무3패에 이어 지난해 12승4패. 올 시즌도 이번 포항 원정 전까지 치른 9경기에서 7승2패로 막강했고, 그중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치른 3경기는 모두 잡아 스윕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삼성을 만났고, 포항을 '약속의 땅'이라 부를만큼 제 2구장 성적이 좋은 삼성에 첫 경기부터 완패를 당했다.

특히 공격력이 마음처럼 안풀린다. 주말 SK와의 3연전 기간 동안 두산이 낸 전체 점수는 3점. SK의 투수진이 워낙 탄탄하기도 하지만 두산 타선이 최근 살아나는듯 했다가 다시 전체적인 페이스가 다운됐다. 김태형 감독도 "방망이가 안맞으면 누구보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고민하는 것을 알고있다. 본인들이 더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맞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연패 기간 동안 확실히 두산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원래 두산은 기복 없이 꾸준하고, 경기 도중 집중력이 대단한 게 팀컬러다. 두산이 강팀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두산의 경기를 살펴보면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경기 후반 승패를 뒤집는 뒷심이 사라졌다. 타자들도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타격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이끌어야 하는 코치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언제든 살아나기만 하면 무서운 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세스 후랭코프가 돌아오는 이번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불펜에도 조금 더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가 된다. 관건은 타선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변화를 주고싶어도 특별한 요소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선수들을 믿고 살아나길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두산은 어떻게든 7월 중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SK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혀 휴식기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휴식 이후 승부처를 노려야 한다. 그래야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다. 아직 기회는 분명히 있다.


포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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