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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수준 떨어지는 경기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올시즌 전체 투수들의 이닝당 볼넷은 0.39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351개에서 7.12%나 증가했다. 2017년 0.362개보다 많고,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던 2014년의 0.436개에 가까운 수준이다. 최근 실력이 좋은 특급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투수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날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 10명과 하위 10명의 이닝당 볼넷을 보면 0.209개-0.368개로 그 차이가 0.159개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위 10명은 0.236개, 하위 10명은 0.303개로 차이는 0.067개였다. 즉 평균자책점 상하위 10명간 제구력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졌다는 얘기다. 단순히 볼넷 숫자만 가지고 일부 투수들을 비교한 수치지만, 수준 미달 투수가 많아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1위팀이든 10위팀이든 모든 감독들이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투수가 없다", "경기수가 많다"가 그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투수는 있으나, 쓸만한 투수가 없다"는 하소연이다.
비단 투수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올시즌 경기당 실책수는 1.41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7개에서 8.5%나 늘었다. 기록되지 않는 실수는 말할 것도 없다. 기본기가 떨어지는 야수가 주전을 꿰찬 팀들이 많다.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를 통해 유망주 발굴에 힘을 쏟아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장기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지, 현장에서는 당장 경기수를 줄이든, 1군 엔트리를 늘리든 단기적 해법을 요구한다. 늘어난 경기수를 감안해 1군 엔트리를 늘려 선수 기용폭을 넓히는 건 일 리 있으나, 질적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구단마다 매년 15~20명의 선수가 물갈이되지만,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안으로 몇몇 구단은 외국인 선수 엔트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3명 등록-2명 출전을 4명 등록-3명 출전으로 하자는 의견 등이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처럼 '육성형 용병제'를 도입해 저변을 좀더 넓혀보자는 얘기도 있다. 외국인 선수 확대는 프로야구선수협회와도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다.
프로야구 수준 저하를 막기 위한 방법은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 단기간에 그것도 프로야구 일부 주체들만이 주장해서 해결될 일은 더욱 아니다. 야구규약, 외국인 선수제도, 육성 시스템, 심판원 교육, 아마추어 지원책, 마케팅 활성화 등 모든 곳을 손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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