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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 삼성 코칭스태프는 최근 '박한이 활용법'을 놓고 살짝 고민이 있었다.
올시즌 삼성에는 퓨처스리그 발 대기 자원들이 있다. 허리 부상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송준석은 몸을 만들며 1군 복귀를 노리고 있다. 최충연 등 콜업 대기 중인 투수들도 있다. 한정된 엔트리에 가장 줄이기 쉬운 포지션이 외야수다.
시즌 첫 위기의 순간, 박한이는 가장 극적인 형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6일 대구 키움전,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2루였지만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운드 에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구원왕 조상우가 떡 버티고 있었다. 사흘 휴식으로 볼끝에 힘이 넘쳤다. 이미 150㎞ 중반 수치를 빵빵 찍고 있었다.
대타 박한이. 아픈 강민호를 빼면 삼성이 빼들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불혹의 타자는 상대 투수의 불 같은 강속구를 생각하고 있었다. 전성기 배트스피드가 아닌 현실. 이것저것 생각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특유의 루틴 속에 심호흡을 깊게 한 뒤 마음을 정했다. 초구 빠른볼 노림수, 승부수였다. 멋지게 통했다. 혼을 담아 150㎞ 패스트볼을 밀었고, 공은 펜스를 때렸다. 끝내기 적시 2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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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 삼성은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반등의 계기마다 강자에게 접전 끝에 덜미를 잡혔다. 실력을 넘어 상대와의 기 싸움에서 밀린 측면도 있었다.
가장 두려운 상대는 맞고 또 맞아도 겁 없이 계속 덤비는 자다. 누구나 약점이 있다. 누구나 두려움이 있다. 포기하지 않는 상대는 두렵다. 감추고 싶었던 내면의 두려움을 끄집어낸다.
최고참 박한이가 온 몸으로 쏘아올린 한방.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선수단에 가득 퍼졌다. 잠자던 젊은 사자들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대물 사냥에 나설 시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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