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km 마법 직구'로 마운드 지배하는 수호신 정우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10:09 | 최종수정 2019-04-25 10:27


◇한화 이글스 마무리 정우람

한화 이글스 마무리 정우람(35)은 지난해 세이브왕을 차지한 정상급 마무리 투수지만 업계에선 '이단아'다. 피칭 스타일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의 기본은 빠른 볼이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올시즌 최고구속은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가 던진 156km다. 최소 145km 이상의 빠른 볼을 지니고 있어야 마무리 재목으로 인식된다.

정우람은 예외다. 최고구속은 145km에 미치지 못한다. 직구 평균구속은 140km 전후. 2015년 직구 평균구속은 138.2km, 2016년 140.2km, 2017년 141.1km, 2018년에도 140.6km를 기록했다. 올시즌은 137.6km 수준이다. 매년 5월이 지나면 구속이 조금씩 올랐지만 다른 마무리들에 비하면 느림보 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람은 최고 마무리 자리를 수년간 지키고 있다. 칼같은 제구와 전매특허인 써클 체인지업 덕분이다. 정우람은 지난 2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의 연장접전 5대4 승리를 이끌었다. 2이닝 동안 40구를 던지며 3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위기는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정우람의 최고 장점은 풍부한 경험과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이다.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체인지업(정우람은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도 구사한다)을 지니고 있지만 기본 무기는 직구다. 늘 정면 승부를 즐긴다. 지난해 정우람의 경기중 직구 구사율은 65.8%였고, 2017년에도 64.4%는 직구였다. 올해도 절반 이상은 직구승부를 펼쳤다. 직구 구속은 불타오를 정도는 아니지만 준수한 회전력이 좋은 볼끝을 만들어낸다.

올시즌 한화는 크게 이기거나 크게 지는 경우가 많았다. 정우람의 등판 기회는 적었다. 첫 세이브는 지난 17일 KT 위즈전이었다. 24일 현재 9경기에서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중이다. 정우람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최고 마무리투수 트레버 호프만(52)과 약간 닮았다. 호프만은 어린 시절 강속구를 뿌리다 어깨부상 이후 구속이 떨어져 컨트롤 위주의 마무리로 전향했다. 호프만은 체인지업을 새로 장착한 뒤 승승장구했다. 통산 601세이브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상대를 윽박질렀던 마리아노 리베라와 양대 산맥이었다. 정우람 역시 KBO리그 마무리 역사에 남을만한 족적을 새기는 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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