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당찬 선발요청 김범수, 볼넷 못 줄이면 답없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4-11 09:29


한화 이글스 김범수

한화 이글스 좌완 투수 김범수(24)의 당찬 선발요청이 화제다. 지난 9일 한용덕 한화 감독은 김범수가 개인면담을 요청해 선발로 뛰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어린 선수가 도전해보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불펜에서 차츰 투구 수를 올린 뒤 일정을 봐서 선발로 투입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들은 화요일에 등판한 뒤 4일 휴식 뒤 일요일에 등판한다. 국내 투수들은 아직 4일 휴식이 익숙하지 않다. 이때문에 화요일 피칭때 투구 수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한 감독은 국내 투수가 화요일 등판하면 일요일에 김범수를 넣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문제는 기회를 어떻게 부여잡느냐다. 김범수가 고질인 볼넷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면 어렵게 잡은 선발 기회는 허공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범수는 10일 SK전에 구원등판했다. 팀이 지고 있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큰 어려움없이 이닝을 넘겼다.

김범수는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볼을 뿌릴 수 있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마음만 먹으면 150km가 넘는 광속구도 가능하다. 잠재력이 대단하기에 역대 한화 감독들은 2015년 1차지명 김범수를 수년간 눈여겨 봤다. 한용덕 감독도 마찬가지. 올시즌에 앞서 김범수를 선발 후보군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김범수 스스로 넘어야할 벽이 있다. 볼넷이다. 자신이 가진 공에 대한 믿음이 다소 부족하다. 마운드에서 허둥대다 타자와의 승부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주저앉기 일쑤였다. 스트레이트 볼넷도 꽤 있고, 잘 던지다가도 한순간에 팍 무너진다. 갈고닦은 체인지업도 좋지만 당찬 승부가 더 필요해 보인다.

프로 5년차인 김범수는 볼넷이 너무 많다. 2015년에는 14⅔이닝을 던져 20개의 볼넷을 내줬다. 2017년에는 31이닝에서 볼넷 24개, 사구 3개. 지난해의 평균자책점(5.77)이 자신의 최고 성적인데 48⅓이닝에서 볼넷은 무려 29개나 됐다. 올시즌에도 6경기에서 5⅓이닝 던졌는데 역시 볼넷이 6개나 된다. 프로 5시즌도안 105이닝을 던졌는데 볼넷이 85개, 사구가 6개나 된다.

한용덕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볼넷이다.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다. 사실 김범수가 불펜에서도 견고함만 보여줬다면 벌써 선발 한 자리를 잡고도 남았다. 한화 토종선발진은 무주공산이다. 타팀 4,5선발급 활약만 보여줘도 한화에선 붙박이 토종 선발이 된다. 올시즌 한화 토종선발은 5이닝 3실점만 해줘도 감지덕지다. 상황이 이런데 보물을 애써 썩혀둘 리가 없다.

김범수로선 속이 탔겠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것이 먼저다. 선수는 자신의 가장 좋았던 순간만을 기억하지만 감독이나 팬들은 다르다. 인식이 차이는 여기서 온다. 한 감독은 "김범수가 열정을 마운드에서 토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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