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고개를 들어라! '강제 육성 모드' KIA, 인내할 시간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4-07 06:30



2월 초였다.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 기조로 권 혁(36)이 이적시장에 나오자마자 두산이 기다렸다는 듯이 영입에 성공했다. 사실 KIA 타이거즈도 소식을 듣고 영입을 내부 논의를 했었다. 그러나 영입전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결론은 '육성모드'였다. 젊은 투수를 키워보자는 데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모아졌다. 하준영(20) 김윤동 이민우(이상 26) 이준영 문경찬(이상 27) 임기준(28) 고영창(30) 등 팀 내에 권 혁과 보직이 겹치는 젊은 피가 많았다.

다만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육성에는 인내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 다행히 이들은 시즌 초반 답답했던 타선보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왔다. 고영창은 새로 장착한 투심으로 위기 상황을 잘 막아왔다. 하준영은 '미스터 제로', '핫준영'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구위를 뽐냈다. 스프링캠프 내내 '특별관리'를 받았던 김윤동은 마무리 보직을 맡고 6경기에 출전, 1승3세이브를 챙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민우 이준영 문경찬도 클러치 상황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 팀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게 잘 버텨주고 있었다.


이준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민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하지만 지난 5일부터 시작된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부터 KIA의 젊은 마운드 위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7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던 하준영이 지난 5일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점했다. 4-1로 앞선 8회 장영석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지난 6일 키움전에선 이번 시즌 최악의 모습이 연출되고 말았다. 3-3으로 팽팽하던 5회 초에만 무려 9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민우와 이준영이 각각 3점과 6점을 허용했다. 둘이서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키움 강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유인구가 먹혀 들지 않아 스스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려 두 차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예상됐던 그림이었다. 강상수 KIA 투수 총괄 코치는 '젊은 투수'들에게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극복할 수 있는 걸 원했다. 개막 전 강 코치는 "이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 다행이긴 하다. 그러나 불안감도 있다. 실점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럴 때 이들에게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이다. 지금의 무실점에 만족하지 말 것을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 코치가 말했던 '마인드 컨트롤'의 시간이 다가왔다. '캡틴' 김주찬과 김선빈의 부상, 새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타격부진으로 강제 육성모드로 전환된 타선 뿐만 아니라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윤석민 부상, 임창용 방출 등으로 자연스럽게 리빌딩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투수들은 한 경기를 얻어맞았다고,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없다. 자신의 투구내용에 대해선 복기하고 보완할 필요는 있지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지금 KIA 마운드는 쓴 약을 먹고 있다. 분명 진통을 통해 얻은 경험은 반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코칭스태프의 인내가 향후 10년을 책임질 KIA 마운드의 열쇠일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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