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밥상 엎는 KT 타선, 이제는 벤치의 기지가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4-04 21:35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2019 KBO 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4.04/

끝까지 말썽이었다.흐름 싸움에서 완패했다.

KT 위즈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4대5로 패했다. 지난달 29~31일 수원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중 2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이후 다시 4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2승 9패. 최하위로 처져 어떻게든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선발투수 크리스티안 쿠에바스는 6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1위팀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한 쿠에바스는 거듭 위기를 막아내며 좋은 투구를 펼쳤다. 1회와 2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실점하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공에 힘이 있기 때문에 두산 타자들도 좀처럼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쿠에바스의 맞상대는 두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KT 타자들은 린드블럼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회부터 4회까지 출루에 성공한 타자는 윤석민 한명 뿐이었다. 5회초 1아웃에 윤석민의 안타와 박경수의 몸에 맞는 볼로 경기 시작 후 처음 주자 2명이 출루했지만, 장성우와 오태곤이 타구를 날리지도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린드블럼에 완벽히 막히자 마운드를 지키던 쿠에바스도 흔들렸다. 4회까지 두산 타자들은 단 1점으로 잘 묶었던 쿠에바스지만, 5회말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박건우에게 맞은 홈런은 각각 슬라이더, 직구 실투였다. 두산 타자들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홈런을 맞는 순간 팽팽한 긴장감도 함께 풀렸다. 이미 린드블럼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4점의 격차는 극복하기 힘들만큼 커 보였다.

여기에 외야 수비도 쿠에바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2회 우익수 강백호의 수비로 박세혁에게 장타를 허용했다,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어진 3회에도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아쉬운 타구 판단이 장타로 이어졌고, 이후 쿠에바스는 첫 실점을 내줬다.

더욱 아쉬운 것은 9회에 두산을 완벽히 흔들 수 있는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8회 황재균의 솔로 홈런으로 뒤늦게 첫 득점을 올린 KT는 9회 두산 수비진이 실책성 플레이를 연달아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무사 2,3루에서 박경수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상대 유격수 류지혁의 수비 실책으로 또 1점을 보탰다. 만루를 만드는 오태곤의 볼넷에 이어 황재균의 내야 땅볼이 비디오 판독 끝에 내야 안타로 인정되며 두산을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만루 찬스에서 김민혁이 내야 땅볼을 치고 1루로 뛰어가는 과정에서 파울 라인 안쪽을 디디면서 주자 아웃이 선언됐다.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된데 이어 김민혁까지 더블 아웃이 되면서 경기가 허무하게 끝났다. 만약 김민혁이 1루까지 살아나갔다면, 찬스를 중심 타선까지 연결시킬 수 있었다.


결국 경기 내내 KT 타자들은 엇박자 야구를 펼쳤다. 상대 선발 투수 공략 실패와 더불어 후반 찬스를 끌어오지 못하는 실수로 연패가 늘어났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타자들에게 마냥 믿고 맡기는 것보다, 벤치의 번뜩이는 작전이 더 빛날 수 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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