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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하늘의 연속이다.
규정 강화, 줄취소→흥행 악재 이어지나
KBO는 지난 시즌부터 미세먼지 취소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KBO리그 규약 '제27조 3항 다'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경기운영위원이 기상청에 확인한 후 심판위원 및 관리인과 협의해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올해는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 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최근 추세라면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 뿐만 아니라 23일 개막할 정규시즌 일정마저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하지만 흥행 면에선 악재가 불가피하다. KBO리그는 지난 시즌 3년 연속 800만 관중 동원에 성공했지만, 5시즌 만에 다시 관중 추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러가지 원인 중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장 접근성 하락도 거론된 바 있다.
'국제대회 일정 부담 가중' 줄취소도 쉽지 않다
KBO리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존재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중단 없이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11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프리미어12 대회가 기다리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 이 와중에 미세먼지로 인해 시즌 초반 일정 취소가 잇따를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긴 시즌'과 '경기력' 논란이 다시 빚어질 수도 있다.
김경문호를 향한 나비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김경문 감독 체제로 정비된 야구대표팀은 프리미어12 예선에서 도쿄행을 결정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즌 일정에 따라 대표팀의 준비 기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선 대표팀이 제대로 손을 맞춰볼 겨를도 없이 결전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선 최대 피해자는 경기 종사자들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개방된 경기장에서 3~4시간씩 경기를 진행하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경기 진행 요원, 아르바이트생 등 안전-편의 부문에서 자칫 소외될 수도 있는 관계자들의 건강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그동안 계속 지적돼 왔던 부분.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구장 모두 실외 구장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KBO 관계자는 "KBO 차원에서 미세먼지 대비 마스크를 제작해 각 구장에서 나눠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규정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올 시즌에도 미세먼지가 시즌 초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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