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핫이슈]KIA 김기훈을 향한 조언들, 타자입장서 본 약점은 뭘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3-04 07:50


KIA 타이거즈 김기훈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신인이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난조를 보이자 여기저기서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KIA 김기훈.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지나친 관심이 신인 투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탓일까.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가장 '핫'한 KIA 타이거즈 김기훈이 실전에서 난조를 보인 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팀 선배인 양현종이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스무살인데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자기 공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응원했을 정도다.

김기훈은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KBO리그 상대로 첫 등판한 날이었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김기훈은 2회 선두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폭투를 범한데다 홈런포 2개를 잇달아 두들겨 맞고 한꺼번에 5점을 줬다.

김기훈이 오키나와에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의 호평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KIA 타이거즈와 주니치 드래곤즈간 연습경기를 보기 위해 차탄구장에 들른 선 전 감독은 김기훈의 불펜피칭을 본 뒤 "아직 19세 밖에 안된 투수인데 정말 놀랐다. 상당히 기대된다. 부상없이 꾸준히 던지면 곧바로 1군에서 뛸 수 있지 않을까"면서 "전지훈련서 투수들을 볼 때 구위보다 밸런스를 봐야 한다. 난 늘 투수들의 하체 움직임을 주시한다. 김기훈을 보니까 중심 이동이 잘 되면서 상체 밸런스도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최고의 극찬이었다.

실제 김기훈은 한화를 만나기 전 등판한 일본 팀과의 두 경기에서 최고 148㎞짜리 직구를 앞세워 1이닝씩 던져 합계 2이닝 2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를 1군 중간계투로 쓸 수 있겠다고 했던 김기태 감독은 생각을 바꿔 5선발 후보로 급부상시켰다. KIA는 윤석민 한승혁 등이 부상으로 훈련을 중단하면서 선발진 구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 김기훈 선발론이 나온 이유다.

김기훈의 투구밸런스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매우 좋았다. 광주동성고 3학년 시절인 지난해 최고 150㎞의 직구를 뽐낸 김기훈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입도 수준급으로 던진다는 평가다. 그는 올해 신인 계약금 공동 1위인 3억5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28일 한화를 상대로는 최고 구속이 145㎞에 머물렀고,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침착하지 못한 대처가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김기훈이 드러낸 약점은 무엇일까. 타자 출신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날 한화를 상대로 던진 김기훈의 투구를 본 뒤 기자와 만났다.

타자 입장에서 보는 김기훈의 약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위에서 내리꽂는 느낌이긴 한데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구분이 쉬워 보였다. 1회는 잘 넘겼는데 2회에 (김태균에게)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더니 계속 볼을 던지고 결국 홈런을 맞더라"며 "스트라이크 1~2개 안잡아주니까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고 했다.


신인이 가질 수 있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민감성과 제구력을 지적한 것이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양현종의 투구폼과 비교했다. 그는 "현종이는 공이 아래에서 위로 날아오는 느낌인데, 김기훈은 그 반대다. 현종이는 공을 끌고 나와서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공이 잘 안 보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지금의 양현종과 고졸 신인 김기훈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투구폼 자체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투수폼은 안정적이고 밸런스도 좋다. 고교생으로서는 아주 가능성이 높은 투수임은 틀림없지만, 제구력이 관건이 될텐데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던져봐야 한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김기훈의 부진에 대해 "처음부터 잘 던질 수 있나. 홈런도 맞아보면서 역시 1군 무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과 양현종은 심리적 부담과 관련한 조언, 이순철 해설위원은 안정적인 제구를 주문한 것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