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방 5실점' KIA 김기훈, '괴물'되기 위한 성장통 겪고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3-01 09:25



스프링캠프 첫 선발등판이었다.

아쉬움이 컸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2이닝 동안 5실점. 선발로서 자격미달인 기록이었다. 그러나 그의 나이는 아직 19세다. 이날 쓰라린 아픔은 성장통일 뿐이다.

좋은 공부였다. 김기훈은 28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해 2피홈런을 포함해 4피안타 2볼넷 1폭투 등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5실점했다.

1회는 깔끔하게 막아냈다. 정근우 노시환, 호잉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그러나 2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이성열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하주석과 정은원을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최재훈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3-0으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던진 한 가운데 직구를 그대로 얻어맞았다.

정신을 차리고 위기관리가 필요한 상황. 그러나 김기훈의 제구는 흔들렸다. 9번 타자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정근우에게 다시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고 한 이닝에 5점이나 내주고 말았다.

사실 김기훈이 한국 프로 팀을 상대한 건 난생 처음이다. 올해 신인이다. 때문에 애초에는 1군 스프링캠프에도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신인들이 형들을 따라하다 보면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고 훈련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그 동안 신인들을 캠프에 데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캠프는 이례적이었다. 김기훈을 포함해 신인 투수 삼총사가 모두 캠프에 합류했다.

KIA 투수 코치진은 캠프 초반만 하더라도 김기훈을 중간계투 자원으로 분류했었다. 그러나 캠프 반환점을 돌자 보직을 선발후보로 바꾸었다. 김기훈의 라이브 피칭을 지켜본 허구연 야구해설위원과 불펜 피칭을 본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극찬이 쏟아졌다. 특히 실전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앞선 6차례 일본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섰다. 모두 중간계투였다. 지난 14일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선 선발 제이콥 터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두 번째 실전은 지난 18일 히로시마와의 연습경기였다. 이날 한승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9타자를 맞아 2피안타(1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KIA 4~5선발은 붕괴 직전이다. 윤석민이 아픈 어깨와 내전근 부상으로 조기귀국했다. 캠프 12일 만이었다. 여기에 직구 구속을 올리기 위해 몸무게를 불린 임기영이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지난 12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5실점했다. 150㎞의 빠른 공을 뿌리는 한승혁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6일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선수를 상대할 때 내전근 근육통으로 28일 귀국이 결정됐다.

이렇게 물음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기훈이 선발 검증의 시간을 가졌다.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다. 연습경기일 뿐이다. 빨리 정신적으로 회복해야 한다. 부진한 뒤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괴물루키'는 그렇게 아픔을 먹고 성장 중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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