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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25일 참담한 심정으로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이날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한 류중일 감독과 유지현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출국 수속을 밟은 뒤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조용히 몸을 실었다. LG는 차명석 단장 등 프런트 직원들이 배웅을 나왔지만, 활기차야 할 출국 분위기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차명석 단장은 "오늘 공항 분위기는 침통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선수 본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며 "참으로 기대가 큰 젊은 선수인데 개인적으로도 안타깝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오키나와 캠프 인원은 코칭스태프 12명, 선수단 39명이다. 선수는 1차 캠프 51명에서 12명이 줄었다. 호주 캠프 도중 3명이 부상으로 귀국했고, 코칭스태프 평가를 통해 8명이 추가로 탈락했다. 오키나와 캠프는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몸이 안돼 있어 실전 검증을 받기 어렵거나 호주 캠프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선수들에게 연습경기는 의미가 없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2차 캠프 명단서 제외된 선수는 투수 김정후 이상규 오석주 김태형 성동현, 포수 이성우, 내야수 김용의 윤진호 윤대영 류형우, 외야수 전민수 홍창기 등이다.
연습경기는 전지훈련 스케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시즌 개막에 맞춘 1군 윤곽을 마련하고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선수층을 확보하는 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프거나 컨디션이 오르지 않은 선수와 함께 할 수는 없다. 탈락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팀은 정해준 스케줄과 계획에 맞춰나가야 한다.
LG는 오키나와에서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등과 5차례 연습경기를 갖고, 자체 청백전도 두 차례 치를 예정이다. 주전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백업 선수들이 기량을 테스트받기에는 사실 부족한 일정이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하고 선수들이 심신에 걸쳐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연이어 논란이 된 두 차례 '사건'의 여파를 LG가 슬기롭게 극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차 단장은 "마냥 이런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할 수 없지는 않은가. 정해진 훈련은 훈련대로 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 힘을 다시 내주기를 바란다"면서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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