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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FA 박용택이 계약을 하기 전인 이달 초 "아직 계약이 안됐지만, 박용택을 클린업트리오에 넣을 지 아니면, 앞에 놓을 지, 뒤에 갈 지는 나이가 있으니까 생각해봐야 한다"며 "박용택은 계속해서 지명타자를 맡을 것 같다"고 했다. 박용택을 대체할 수 있는 지명타자가 마땅히 없다는 얘기였지만, 타순에 대해서는 활용폭을 넓혀보겠다는 뜻이 담겼다.
박용택이 LG와 재계약하고 전지훈련을 떠난 상황에서 류 감독은 타순 구상을 좀더 명확히 했다. 류 감독은 30일 "지명타자는 박용택인데, 다른 누가 지명타자를 칠 수 있겠는가"라며 "일단 시즌 시작은 박용택이 지명타자를 맡는 것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LG에는 서상우 윤대영 등 젊은 지명타자 후보들이 있지만 아직은 박용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조셉의 기량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조셉이 괜찮다면 4번을 맡을 것"이라며 "김현수가 3번을 치고, 채은성이 지난해 잘 해줬는데 1년 반짝이 아닌 꾸준히 잘 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한다면 중심타선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변이 없는 한 김현수-조셉-채은성으로 중심타선을 꾸리겠다는 얘기다.
결국 박용택의 타순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류 감독은 "삼성에 있을 때 이승엽에게 6번을 치게 했었다. 그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승엽이를 불러 타순은 6번으로 이야기하자 '저는 아주 좋습니다'라고 흔쾌히 받아들이더라"면서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생각하면 힘든 결정이지만, 박용택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6번 타자가 중심타선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류 감독은 "1,2번을 테이블세터, 3~5번을 클린업트리오, 7,8,9번을 하위타선이라고 하는데, 6번은 마땅히 부르는 게 없다. 난 폭탄 타순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해결 능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다른 팀들을 보면 6번 타자가 강한 팀이 성적이 좋다"고 덧붙였다.
결국 박용택은 6번 타순에 기용될 공산이 크다. LG는 지난 20일 박용택과 2년 25억원에 계약했다. 보장금액이 24억원이고, 매년 5000만원씩의 인센티브를 걸었다. 인센티브는 팀 성적에 따라 받는 조건이다. 박용택의 커리어와 이번에 맺은 계약 내용을 보면 여전히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LG의 미래를 생각하면 박용택은 일단 6번 타순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류 감독의 구상이다. 차명석 단장도 "박용택이 6번 타자로 잘 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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