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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 자리에 내정된 김경문 감독(61)에겐 '국민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 야구사 최대의 업적으로 꼽히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이 그의 손에서 쓰였다. 예선 7전 전승에 이어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쿠바까지 넘어서며 금빛 만루 홈런을 쳤다.
2011년 NC 다이노스 창단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NC의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 7위에 그쳤지만, 이듬해 포스트시즌행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지도력을 입증했다. 2016시즌엔 NC를 1군 진입 4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NC에서 물러난 김 감독은 당초 야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 후보 1순위로 꼽혀왔다. 하지만 야인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던 그가 제의를 수락할 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벌어진 논란,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명확한 성과를 요구하는 야구 대표팀의 수장 자리에 대한 부담감은 상당하기 때문. NC 재임 시절 마지막 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털어내기에도 휴식 기간이 길지 않았던 점도 걸림돌이었다. KBO 기술위원회의 새 사령탑 후보 1순위로 지목된 그는 고심 끝에 제안을 수락하기에 이르렀다.
한 시즌을 길게 보는 프로와 매 경기가 결승전인 대표팀의 운영 방식은 천지차이다. 태극마크를 단 김경문 야구의 핵심은 '믿음'이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부진했던 이승엽을 꿋꿋하게 기용해 결국 결승 홈런의 주인공으로 만든게 대표적이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선수 운용으로 재미를 봐 '작두를 탔다'는 평가도 듣기도 했다.
베이징의 영광 이후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표팀 2기'의 출발점에 선 김경문 야구가 보여줄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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