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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가 22일 신임 단장을 발표했다. 축구인 출신 임은주 전 FC안양 사장(53)이었다. 보도자료가 뿌려지자 마자 야구계와 축구계 모두 깜짝 놀랐다. 히어로즈 구단은 야구판 '혁신 아이콘'이자 '이단아'다. 다름이 혁신으로 각광받는 시대. 하지만 성과 여부에 따라 평가는 180도 달라진다.
임은주 단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축구계 인사들은 대놓고 "하필이면..."이라고 했다.
다만 '경영인 임은주'에 대해 많은 물음표가 던져지고 있다. 잦은 구설수, 물의를 빚었던 인물이 중용된데 대한 의구심이다.
116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에도 여성 단장은 아직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없던 일이 KBO리그에 등장했다고 해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프런트로 활약하고 있는 100여명의 여성 중 조만간 단장도 나올 수 있고 사장도 출현할 수 있다. 능력의 한계와 업무 범위를 굳이 여성과 남성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는 많이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무한 경쟁, KBO리그는 제한 경쟁이다. 메이저리그는 자체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반면, KBO리그는 적자를 모기업 후원으로 메우는 형국이다. 시장 크기는 비교대상 조차 못된다.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측면으로만 보면 KBO리그는 한참 뒤진다. 시장이 작으면 오히려 변화는 빠를 수 있다.
야구단 단장은 종목이 우선은 아니다. 축구인이 아니라 당구인이어도 상관없다. 최근 수년간 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늘고 있다. 분명한 장점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인 출신 단장들이 무조건 결격사유도 아니다. 수년전만 해도 기업인 단장들이 야구단 운영을 도맡았다. 우승도 하고, 왕조도 만들었다. 상당수 기업인 단장들이 야구 외에 조깅, 배드민턴, 테니스, 당구, 골프 등등 밖에 할줄 몰랐지만 세월속에서 야구를 알아갔다. 야구단 경영에 있어 제조업 임원보다는 축구단 임원이 훨씬 접점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스포츠 경영인으로서 임은주 단장의 자질이다. 임은주 단장은 도민구단인 강원FC 대표와 시민구단인 FC안양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노동조합-서포터스와의 갈등, 직원 특별채용, 일감 몰아주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400만원)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FC안양에서 선수단 숙소와 식당을 없애 논란에 휩싸였다. 정관에 없는 코치 영입 건도 있다. 서포터스가 경기중 임 단장 퇴진 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능력과 도덕성 검증은 별개 사안이 아니다.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과정을 무시하고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던 시대는 지났다.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빌리 장석' 이장석 전 대표(대주주)는 수감 상태다.
공모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고, 내부 직원들조차 전혀 몰랐던 깜짝 영입. 임은주 단장은 조태룡 전 단장(전 강원FC 사장), 이장석 전 대표와의 업무적인 접점 외에는 야구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해 영구실격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와 함께 경영 간섭 불가를 명령했다. 하지만 이장석 전 대표는 70%에 육박하는 야구단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여전히 인사권을 통째로 쥐고 있다.
KBO 관계자는 "구단의 개별적인 임원 선임에 대해 KBO가 입장을 낼 사안이 아니다. 여러 얘기가 있지만 확인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키움 히어로즈를 예의주시하는 눈이 많다.
스포츠콘텐츠팀장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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