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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으로 새 출발한 히어로즈의 행보가 시작부터 파격이다.
키움은 22일 임은주 전 FC안양 단장(53)을 신임 단장(사장급)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야구계와 축구계 모두 깜짝 놀랐다. 임 신임 단장은 축구단 행정가를 거쳤지만, 야구단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사장 겸 단장을 맡게 됐다. 실질적인 업무는 프런트 총괄이자, 선수단 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단장 회의에도 직접 참여하게 된다. 이로써 KBO 사상 첫 여성 단장, 첫 축구인 출신 단장이 탄생했다.
키움이 축구계 인사를 깜짝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준상 히어로즈 대표는 "지난 1년을 생각해보면, 프런트의 역량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은 경영 기획과 마케팅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프런트 일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분들을 후보로 뒀다. 그 중 임 단장이 스포츠계에 오래 계셨고, 나보다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두 개의 축구단에서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고 봤다. 종목을 떠나 선수단 운영을 잘 할 수 있는 인사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많은 히어로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키움증권과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 지난 15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새로운 네이밍 스폰서와 새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으로 허 민 사외이사 겸 이사회의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구단 운영에 있어 잡음을 줄이겠다는 의지였다. 여기에 새 단장까지 영입. 2019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 파격적인 인사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히어로즈는 임 단장의 축구단 운영 경험을 높게 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 단장은 축구 행정가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FC안양 단장 시절에는 팬들에게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잡음도 있었다. 야구는 축구와 전혀 다른 프로스포츠다. 임 단장은 축구인 출신으로, 야구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야구단 단장'으로 검증된 인사로 보기 어렵다.
임 단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세 번째 스포츠단 운영이다. 야구와 축구가 크게 다를 게 없다. 히어로즈는 멋진 팀이다. 야구를 즐겨봤다. 빠른 적응을 자신한다. 한 석달만 기다려 주시면 분명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축구의 장점을 가져오고 야구에서 잘하는 것들을 더 잘하게끔 하겠다"고 자신했다.
키움 구단 관계자들 역시 깜짝 발표에 놀랐다. 실무진 역시 당일 오전이 돼서야 신임 단장 선임 소식을 알았다. 내부 인사 중 임 단장과 연이 닿는 인물은 박 대표 정도를 제외하곤 없다. 또한, 임 단장은 과거 강원FC 대표 시절, 히어로즈 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와 업무적으로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중인 이 전 대표는 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상태다. 파격 행보에 우려가 섞이는 큰 이유다. 아직까지 임 단장 선임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파격 행보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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