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상위 10명의 투수 가운데 국내 선수는 두산 베어스 이용찬, KIA 타이거즈 양현종, SK 와이번스 박종훈 등 3명 뿐이었다. 1위 두산 조쉬 린드블럼, 2,3위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과 헨리 소사 등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상은 지난해에도 뚜렷했다.
이같은 외인 투수 강세 현상은 1,2년 된 것이 아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2017년 6명(1위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 2016년 5명(1위 두산 더스틴 니퍼트), 2015년 5명(1위 KIA 양현종), 2014년 7명(1위 삼성 라이온즈 릭 밴덴헐크), 2013년 7명(1위 NC 다이노스 찰리 쉬렉) 등 6년 연속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 투수층은 매년 '물갈이'를 겪으면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KBO리그에 뛰어들려는 선수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구단들 입장에서는 실력있는 투수를 데려오기가 훨씬 쉬워졌다. 100만달러면 메이저리그를 노릴 수 있는 젊은 투수들도 영입할 수 있는 분위기다. 올해 신규 투수 14명 가운데 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 KIA 조 윌랜드와 제이콥 터너, LG 케이시 켈리, NC 에디 버틀러 등 5명은 보장 몸값이 90만달러가 넘는다.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100만달러 상한제가 도입됐으나, 수준급 선수 확보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80만달러에 계약한 NC 버틀러의 경우 메이저리그 선발 경험이 39경기나 되고, 올해 28세로 이제 막 기량을 꽃피울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KIA 제이콥 터너도 보장 몸값이 100만달러이고, 나이(28)나 메이저리그 경력 모두 기대를 걸만하다. 특히 터너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56경기)에 등판했다.
기존 외국인 선발들도 재계약을 한만큼 실력을 의심할 여지가 별로 없다. 롯데 브룩스 레일리, LG 타일러 윌슨, 두산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키움 히어로즈 제이크 브리검, SK 앙헬 산체스는 모두 소속팀의 1,2선발이다. 특히 두산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올해도 맹활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수도권 팀 감독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올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상대팀 입장에서 봤을 때도 공이 좋은 것은 맞다. 아프지만 않으면 둘 다 제 몫을 할 것이고, 그래서 두산은 올해도 강팀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양현종과 김광현으로 대표되는 국내 선발 자원은 그 층이 더욱 엷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0대~3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은 부상 위험도가 높고, 30대 중반 이후 투수들은 하락세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용찬 박종훈 최원태(키움 히어로즈)가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 차우찬(LG) 유희관 장원준(이상 두산) 신재영(키움)이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을지 등 국내 선발들은 물음표가 많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젊은 국내 선발 유망주들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걱정이 커지는 것이다. 국내 자원의 약화는 대표팀 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0년 전인 2009년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중 국내 투수는 8명이었고, 1위는 2.80을 기록한 김광현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