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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최동원-선동열, 1990년대 양준혁-이종범, 2000년대 류현진-김광현. '쌍두마차'가 됐든 '라이벌'이든, 이들이 당대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어간 주역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강백호는 올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마크했다. 역대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이 값지다. 홈런 1개를 더 쳤다면 역대 신인 최다인 1996년 박재홍의 30홈런과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정교한 파워를 앞세워 프로 첫 시즌 그라운드를 점령했다. 입단 즈음 투타 겸업이 언급됐을 정도로 천재성을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타석에서 팬들의 성원에 120% 보답했다.
이정후는 1차지명, 강백호는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각각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각광받아온 선수들이지만, 재능과 가능성만 가지고 성공가도를 열기는 쉽지 않다. 신인왕의 영예는 구단의 지원과 관리, 코칭스태프의 활용법, 그리고 본인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봐야 한다.
강백호는 최근 올해 연봉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역대 2년차 연봉 최고액이며, 연봉 인상율(344%)은 역대 2위다. KT는 강백호의 연봉을 책정하면서 지난해 이정후보다는 많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후는 2년차인 지난해 1억1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인상율은 307%였다. 이번에 강백호는 이정후라는 비교 대상이 있었고, 1년전 이정후는 마땅한 비교대상이 없었다. 1000만원의 차이를 일부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종아리와 어깨 부상으로 35경기를 결장했음에도 109경기에서 타율 3할5푼5리, 163안타, 6홈런, 57타점, 81득점을 올리며 더욱 날카로운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신인은 3년은 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정후는 거물급으로 성장할 가능성과 자질을 사실상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재활 속도가 생갭다 빨라 올해 개막전 출전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강백호의 2년차는 어떨까. KT 이강철 신임감독은 "상대팀이었을 때 보니 타구의 질이 다르더라. 우리 팀은 강백호가 계속 잘 해줘야 한다"고 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고, 의욕도 넘친다. 투수를 겸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팀에서는 타자에만 집중시킬 계획이다. 워낙 성실하고 자질이 뛰어나 부상만 조심한다면 기량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정후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해도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될 것이다. 강백호 역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향후 10년 이상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발전적 경쟁관계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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