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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7개월 전에 벌어졌던 '문우람 폭행사건'의 가해자, '선배 A'가 후회와 반성을 담은 자신의 입장을 대중 앞에 직접 밝힌다. 그는 바로 넥센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스타 이택근(38)이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이택근이 19일 오후에 KBO에서 열리는 상벌위원회에 직접 출석해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현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과거의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동시에 일부 왜곡되어 알려진 사실에 대해 바로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2015년 5월초의 일이었다. 당시에도 팀내 최고참급이었던 이택근은 평소 아끼던 후배인 문우람에게 몇 가지 지적을 했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이 이런 문우람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팀워크의 저하를 우려한 이택근이 대표로 나서 문우람과 면담했다. 문우람도 그런 지적에 대해 수긍하고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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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근도 뒤늦게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문우람과 문우람의 부친을 만나 사과했다. 이후 문우람은 두통 등의 증세를 호소해 잠시 2군으로 내려가 몸을 추스렀다.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된 듯 했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도 이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상황 수습이 잘 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문우람이 과거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이 다시 알려졌다. 문우람은 이날 승부조작 브로커와 만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2015년 5월에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하는 일을 겪었고, 브로커 조 모씨 그런 자신을 위로해주겠다며 선물과 유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문우람은 승부조작 브로커와 친해지게 된 과정을 설명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택근의 폭행을 고발하는 모양이 됐다. 결국 KBO는 히어로즈 구단에 18일까지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19일 상벌위원회에서 구단이 제출한 경위서와 이택근의 진술을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