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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A' 이택근, 상벌위 출석 후 입장 밝힌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2-19 10:11


넥센 이택근과 박병호가 30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앞서 미팅을 마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8.10.30/

3년 7개월 전에 벌어졌던 '문우람 폭행사건'의 가해자, '선배 A'가 후회와 반성을 담은 자신의 입장을 대중 앞에 직접 밝힌다. 그는 바로 넥센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스타 이택근(38)이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이택근이 19일 오후에 KBO에서 열리는 상벌위원회에 직접 출석해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현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과거의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동시에 일부 왜곡되어 알려진 사실에 대해 바로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택근은 평소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팀 후배를 포함한 야구 관계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그러나 한 순간의 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큰 실수를 해 자신의 야구 커리어에 오점을 남겼다. 이택근이 잘못을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후배의 태도를 바로잡아 팀 기강을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폭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2015년 5월초의 일이었다. 당시에도 팀내 최고참급이었던 이택근은 평소 아끼던 후배인 문우람에게 몇 가지 지적을 했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이 이런 문우람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팀워크의 저하를 우려한 이택근이 대표로 나서 문우람과 면담했다. 문우람도 그런 지적에 대해 수긍하고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으로 KBO리그에서 영구실격된 이태양과 문우람이 10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태양은 문우람의 결백을 주장하는 양심선언을 하고 문우람은 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두 선수는 지난 2015년 5월 브로커 조 씨와 승부조작을 공모했고, 이태양이 5월29일 KIA전에 1이닝 사구, 실투 등을 던져 경기 내용을 조작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프레스센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 12.10/
하지만 그런 약속 이후에도 변화가 없자 이택근이 폭발했다. 문우람을 다시 불러 지적하는 상황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몇 차례 친 것이다. 이택근은 '훈계'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엄연한 '폭행'이다. 문우람은 다음 날 구단측에 병원 검진을 받겠다고 알려왔고, 구단 지정병원으로 가 진단을 받았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당시 문우람이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구단 지정병원으로 가도록 했다. 진료비는 구단이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택근도 뒤늦게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문우람과 문우람의 부친을 만나 사과했다. 이후 문우람은 두통 등의 증세를 호소해 잠시 2군으로 내려가 몸을 추스렀다.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된 듯 했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도 이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상황 수습이 잘 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문우람이 과거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이 다시 알려졌다. 문우람은 이날 승부조작 브로커와 만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2015년 5월에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하는 일을 겪었고, 브로커 조 모씨 그런 자신을 위로해주겠다며 선물과 유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문우람은 승부조작 브로커와 친해지게 된 과정을 설명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택근의 폭행을 고발하는 모양이 됐다. 결국 KBO는 히어로즈 구단에 18일까지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19일 상벌위원회에서 구단이 제출한 경위서와 이택근의 진술을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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