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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나시' 히트 김민수, 이제는 진짜 삼성 포수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12-10 08:10


◇많은 취재진 속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쑥스러워하는 김민수.  사진=김 용 기자

"내년에는 야구로 주목받고 싶습니다."

야구는 아니었지만, 절묘한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이 좋은 기운을 내년 시즌 야구에까지 이어가겠다는 게 이 선수의 의지다.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 야구재단 주최, 제7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 MVP는 애니메이션 영화 '샌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캐릭터 '가오나시' 캐릭터 분장을 하고 좌중을 압도한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민수(27)에게 돌아갔다. 가면과 검정색 망토를 뒤집어 쓰고 타격은 물론, 투수로 공까지 던졌고 양팔을 올리고 베이스를 누비는 퍼포먼스로 현장을 찾은 야구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함께 행사에 참석한 야구 동료들이 "대박"이라는 말 외에 김민수에게 따로 해줄 말이 없었다고 한다.

이 '가오나시' 퍼포먼스가 있기 전까지 김민수라는 이름은 야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 때문이 아니라, 내년에는 김민수라는 선수가 누구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분위기다.

이날 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7일,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는 KBO리그 역대 최초 3각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삼성은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포수 이지영을 내주고, SK로부터 거포 김동엽을 데려왔다.

이 트레이드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주전 포수 강민호에 밀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는 이지영의 앞길을 열어주자는 것과, 이지영이 없어도 젊은 자원들로 서브 포수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삼성의 계산이 더해져 내려진 결정이었다.


◇'가오나시' 캐릭터 분장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는 김민수.  사진=김 용 기자
공교롭게도 이지영 대안 1순위 후보가 김민수였다. 김민수는 2015 시즌을 앞두고 FA 권 혁의 보상 선수로 한화 이글스에서 삼성으로 적을 옮겼다. 2014년 한화 입단 당시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선발된 유망주였다. 강민호-이지영 철옹성 탓에 올해 1군 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신인 시즌 한화에서 35경기나 출전했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다.

김민수는 "야구를 하고 이렇게 관심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다. 분장이 아닌 야구를 잘해서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이)지영이 형의 이적이 남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건 사실이다.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친구(김응민), 그리고 신인 2명(김도환, 이병헌)과 경쟁을 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펼쳐 꼭 내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내년에는 자선야구가 아닌 좋은 야구 성적으로 인터뷰를 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일단, '가오나시' 캐릭터로 많은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인상을 확실히 심어주는 데는 성공했다. 그리고 때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내년 시즌 1군에서 야구만 잘하면 그보다 더 멋진 캐릭터로 새 야구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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